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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 3650]우리나라 청소년, 발 안쪽으로 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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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이주강 교수, 571명 대상 조사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O자다리, 팔자걸음, 안짱다리….

이같이 잘못된 자세는 전신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다리가 휘어있는 O자나 안짱다리, 흔히 양반걸음이라고 하는 8자걸음은 발의 형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발에 문제가 생기면 똑바로 걸으려 해도 발의 균형이 맞지 않아 잘못된 모습으로 걷게된다. 이 같은 습관이 오래되면 결국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발에 국한된 문제가 무릎과 골반, 대퇴부, 두개부로 까지 이어져 신체 중심이 흐트러진다. 결국 부상의 위험이 높아지고,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ㆍ중학생, 발 모양 몸 안쪽으로 꺽이는 경향

우리나라 초중학생들은 발모양으로 인한 하체 변형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학생들의 발이 중립위치보다 회내(발이 몸의 안쪽을 향해 기울어져 있는 상태)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이주강 교수가 국내 초중학생 571명을 대상으로 FPI-6을 이용해 발 유형 평가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교수는 2010년 12월 5일부터 2011년 8월 24일까지 인천 소재 초등학교 1곳, 남자중학교 1곳, 여자중학교 1곳에서 총 571명을 대상으로 FPI-6으로 측정했다. 이 중 발 질환이 없는 정상군 521명과 비정상군 50명으로 나눠 분석했다. 결과, 정상군의 FPI-6 평균값은 +3.71점으로 발 유형이 중립 위치보다 회내돼 있었다. 중립 위치보다 회내돼 있다는 것은 흔히 얘기하는 평발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FPI-6는 0이 중립위치이고 -12(회외)부터 +12(회내)의 범위를 갖는다.

왼발과 오른발은 모두 +3.7로 회내정도는 같았다. 남학생과 여학생 간, 연령별, 체질량지수(BMI) 별 차이도 없었다. 또한 비정상군의 FPI-6값은 +4.9로 정상군에 비해 더욱 회내돼 있었다. 다만 서양인의 18세 이하 FPI-6 평균값이 +6점인과 비교하면 한국 초중학생의 발은 비교적 덜 회내돼 있었다.

이주강 교수는 “통상적으로 노인의 발이 더 회내돼 있고, 어린 아이들의 발 역시 젊은 성인보다 회내돼 있다”며 “연령은 발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발 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의 이 같은 연구결과는 ‘FPI-6를 이용한 한국 초중학생의 발 유형 평가‘라는 제목으로 ’CLINICAL PAIN‘ 최근호에 게재됐다.



▶발 회내 증후군, 전신에 영향

발이 지속적으로 회내돼 발생하는 문제를 ‘발 회내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발의 회내는 걸음걸이에 문제를 일으키고 이는 다시 무릎, 골반 질환을 발생시킨다. 발이 회내되면 우선 경골(제5발몸 발가락 관절 밑의 도드라져 올라온 부위)이 안쪽으로 회전되면서 무릎의 연골, 인대에 무리를 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만성 슬관절 통증으로 연결된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경골의 회전은 대퇴와 고관절에도 전달돼 골반을 앞쪽으로 회전시키게 된다. 이는 만성적인 골반통증과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된다. 우리 신체는 모두 상호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회내는 척추와 전신의 자세까지 연속적인 변형을 유발한다.

이 교수는 “자세가 망가짐은 물론 만성적인 통증의 원인이 된다”며 “지속적인 문제 발생 시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 올바른 신발 선택도 중요

한창 성장기에 놓인 청소년들은 크기가 맞지 않는 신발로 발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발에 안맞는 신발을 오래 신으면 발의 변형뿐 아니라 영구적인 기형을 초래할 수 있다. 이로 인한 기형은 하체에 무리를 줘 향후 성인이 된 후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청소년은 신체가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발의 크기를 자주 측정해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어렸을 때 산 신발을 오래 신는 것은 좋지 않다. 신발의 사이즈가 크거나 작으면 불편할 뿐 아니라 발의 손상을 초래하고, 볼이 너무 좁으면 물집이나 굳은 살이 생길 수 있다.

신발이 작다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발이 신발을 늘려주지만 이 때 발도 해를 입기 때문이다. 신발은 발의 좌우측 길이와 너비를 정확히 측정한 후 모양에 맞는 것을 선택한다. 발 크기는 활동하는 동안 붓기 때문에 하루 중 늦은 시간에 그리고 서서 잰다. 신발은 제조사 마다 크기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한번 잰 자신의 발 크기를 믿어서는 안된다. 신발을 신었을 때 발뒤꿈치가 헐렁거리지 않고, 여기저기를 걸었을 때 편안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바른 생활습관 유지를

하체 건강에 나쁜 습관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평소 다리를 꼬거나 무릎을 바깥으로 꿇고 앉는 습관, 구부정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것은 모두 발과 다리 건강에 해롭다. 어려서부터 업힌 습관이나 좌식생활을 주로 하면 하체에 기형이 초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운동 부족, 하이힐 자주 신기 같은 습관도 나쁘다.

또한 평소 신발 안쪽이나 뒷 굽의 한쪽 면만 닳거나 오른쪽 혹은 왼쪽 중 한쪽만 빠르게 닳는다면 발 건강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구두굽이나 신발에 문제가 있다면 바로 교체하고, 의식적으로 바른 걸음걸이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용어설명>FPI-6=발 관련 질병이나 건강상태를 진단할 때 사용한다. 시진 및 촉진으로 발 모양을 전후측면에서 관찰하고 발의 해부학적 기준점들의 위치와 각도를 통해 회내 및 회외 정도를 점수화한다. 짧은 시간 안에 비교적 간단하게 이뤄지지만 결과는 신뢰성이 높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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