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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커버그처럼…매일 1000원씩 36만5000원 든 봉투 내민 ‘고사리손’
딸 출산한 기쁨 기부로 표현한 페이스북 CEO 저커버그처럼
사랑의열매 “국내에도 출산ㆍ돌ㆍ생일 기념 기부 문화 확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지난달 26일 한 부부가 울산 사랑의 열매 사무실을 찾아 36만5000원이 들어 있는 봉투를 내밀었다. 이 부부는 ”오늘 첫돌을 맞은 아들 강준우 군의 이름으로 모금회에 기부하고 싶다“며 ”아들이 태어난 날부터 날마다 1000원씩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은 돈을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부부는 “첫돌까지 아무 탈 없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준 것이 참 감사하다”며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우의 이름으로 기부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이 마크 저커버그가 딸을 얻은 뒤 자신이 보유한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기부한다고 밝혀 화제가 된 가운데 이 같은 나눔의 기운이 국내에도 확산되고 있다. 출산, 돌, 생일 같은 가족의 기쁨을 기부를 통해 나누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9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ㆍ이하 모금회)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결혼, 출산, 자녀의 생일 등 좋은 날을 기념해 기부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성현ㆍ영재ㆍ우진, 삼형제를 둔 전현규ㆍ이미진 씨 부부는 해마다 아이들의 생일이면 적은 돈이지만 기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큰 아들(성현) 생일을 맞아 아이와 함께 광주 모금회를 찾은 이 부부는 “생일 선물로 장난감을 사주는 것도 좋지만 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경험을 물려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건강한 선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네 살인 박찬혁 군도 생일인 2월 28일이 되면 해마다 부모의 손을 잡고 대구 모금회를 찾아 하루 1000원씩 모은 36만5000원을 내놓고 있다. 박군의 아버지는 “자녀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은 지역사회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라며 “찬혁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해마다 기부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신혼부부의 기부 사례도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결혼한 강태종ㆍ이미숙 씨는 웨딩 촬영을 하지 않고, 그 비용을 경남 모금회에 기부했다. 축하 화환 대신 받은 쌀도 역시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달라며 기부했다.

지난해 5월 결혼 축의금을 강원 모금회에 기부한 전경호ㆍ김은희 씨 부부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행복한 날, 이웃과 기쁨을 나눌 수 있어 더 기쁘다”며 “평생 사랑을 베풀며 사는 부부가 되겠다”고 기부의 기쁨을 밝혔다,

세상을 떠난 아내, 남편, 부모, 자녀의 유지를 잇고, 고인을 기리기 위해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기부자들도 많다고 모금회는 전했다. 모금회 관계자는 “기념일을 맞아 기쁨을 기부로 나누면 그 기쁨은 더 커진다”며“최근 저커버그 부부의 출산 기념 기부 소식과 함께 연말이 겹치면서 이웃과 사회를돕는 기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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