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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카 경쟁자는 결국 애플과 구글” 이재용의 도전장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스마트카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자는 결국 애플과 구글이 될 것이다.”

‘이재용 시대’를 맞은 삼성전자의 새 승부수는 자동차였다. 지난 9일 단행된 삼성전자 조직개편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대목은 전장사업팀 신설이다. 삼성이 2000년 삼성자동차 매각 이후 자동차 관련 조직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는 삼성이 전장사업에 중점을 뒀지만 결국 스마트카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카 시장은 이미 구글, 애플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의 각축장이다. 스마트카는 제조ㆍ금융ㆍ통신ㆍ교통 ㆍ에너지 산업 전 영역을 아우르는 성장 잠재력이 엄청난 산업이다. 삼성전자도 15년전 포화상태에 달한 완성차시장에 진출했던 상황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전자는 스마트카 사업을 위한 전제조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설명이다. 삼성의 눈높이는 이미 애플과 구글에 맞춰져있다. 



▶ 바이오에 이어 자동차 성장모멘텀…계열사 경쟁력 합치면 파괴력= 삼성전자의 스마트카시장 진출설은 몇 년 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스마트카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시장 성장성과 새로운 먹거리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안착된 삼성은 전자와 금융 양대 축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삼성그룹으로서는 스마트폰과 반도체사업 외에 미래 성장동력이 절실한 처지다. 스마트폰사업은 수익성이 악화됐고, 생활가전시장은 포화된 상태다. 반도체시장은 중국의 진입으로 선두권을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에 삼성이 주목한 사업은 바이오와 스마트카다.

스마트카시장은 4~5년전부터 구글과 애플 등 전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시동이 걸린 상태다. 스마트카는 모바일과 PC처럼 네트워크로 연결된 커넥티드카다. 단순한 제조기술이 담긴 완성차와는 다르다. 스마트카 한대에는 금융ㆍ통신ㆍ교통 ㆍ에너지 등 각종 산업분야가 총망라된다. 스마트카 시장이 급성장하면 연계된 후방산업도 동반성장할수 있어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삼성이 완성차 시장에 진출할때와도 시장상황은 다르다. 삼성은 지난 2000년 현대ㆍ대우ㆍ기아ㆍ쌍용차가 각축을 벌이던 완성차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출했다. 하지만 스마트카시장은 앞으로 10년동안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되는 곳이다. 특히 내수기업으로머물던 15년전과 달리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은 이미 최고 수준 경쟁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가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카 사업을 위한 선행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가전, 통신 등에서 쌓은 노하우도 충분하다. 다양한 계열사들이 가진 경쟁력을 자동차산업에 활용할 경우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카의 두뇌격인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자동차용 2차 배터리(삼성SDI), 차량용 카메라(삼성전기),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카사업으로 전기·전자 부문 계열사가 동반성장할수 있을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사업팀을 소비자가전(CE)이 아닌 부품(DS)부문 아래 둔 것은 삼성전자가 단순히 전장 부품이 아닌 ECU, TCU와 같은 차량용 반도체 부문으로의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라면서 “구글과 애플이 집중하는 스마트카 사업 확대 등 장기 계획을 수립해 종합 집적형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카로 애플 구글과 격전= 삼성전자와 애플ㆍ구글의 일전은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카로 전장을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단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단기 사업 목표로 잡은 전장은 차량에 들어가는 각종 전기·전자장치와 IT 장비를 아우라는 개념이다. 인포테인먼트, 중앙정보처리장치(CID),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차량용 반도체 등을 망라한다.

자동차 전장사업은 IT전자업계에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계열사내 어떤 조직에 들어가도 협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CE부문에 들어가면 영상과 오디오에 중점을 둔다는 뜻이 되고 IT모바일(IM)부문으로 흡수된다면 블루투스 등 무선 기능에 초점을 뒀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최근 아우디 등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가장 발빠른 곳은 구글이다. 무인차 개발에 주력하는 구글은 지난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차량용 OS ‘구글 오토 링크’를 발표했다. 아우디, GM, 현대, 혼다 등이 구글과 손을 잡았다.

스마트폰에서 이어 스마트카시장을 선점하려는 애플 움직임도 숨가쁘다. 애플은 지난해 2013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자체 개발한 ‘카 플레이’를 페라리에 장착해 선보였다. 애플은 자율주행차 애플카를 2020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스마트카 시장은 해마다 5~10%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미국 시장조사 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카 시장은 2012년 약 215조 3000억원(1900억 달러)에서 2017년 약 310조 4700억원(2740억 달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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