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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주 중 금리인상을 발표할 게 확실시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그 여파가 어느 정도 미칠지 초미의 관심이다. 당장 ‘내집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매수 타이밍이 관건이다. 금리인상과 가계대출ㆍ주택담보대출간 함수관계를 잘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사기엔 ‘시한폭탄’ 가계부채가 두렵고, 집값이 떨어지는 내년에 사려니 불확실성 때문에 주택 구입엔 여전히 물음표가 찍혀있다. 은행 가계대출이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내집마련’을 꿈꾸는 수요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
‘미국발(發)금리인상→국내 금리 인상’ 수순과 관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미국 금리인상이 곧 바로 한은 금리인상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4월께엔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다. ‘시한폭탄’이 터질 시점은 4개월 가량 미뤄진 것이지만, 정부는 12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대출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조만간 대출심사 요건을 깐깐하게 짠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예정이다. 주택 매수 희망자 입장에선 속이 타들어 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관망’을 조언한다.
11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더뎌지더라도 추이는 내년 상반기까진 이어질 걸로 점쳐진다. 가계대출 증가의 핵심 요인이 주택 분양인데, 이달에만 총 6만여 가구가 분양 대기하고 있는 데다 분양 계약 후 첫 중도금을 내는 시점이 분양 확정 후 2~3개월이 흐른 뒤여서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국내 금리 인상 시점을 유보한 것도 한 몫을 할 걸로 파악된다.
시장 심리는 ‘매수’를 종용한다. ‘올해가 마지막 내집마련 기회’라는 소문이 돌면서다. 당장 내년 2월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가 시행되기 전에 ‘막차’를 타야 한다는 것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Fed의 금리인상 여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금리가 한꺼번에 큰 폭으로 오르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인상되기 때문에 충격은 예상보다 덜 할 것”이라고 했다.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했거나 매수를 고민하는 수요자가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미 은행권에선 주택 구입 관련한 집단대출의 돈 줄을 죄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분양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 2~3년 후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인한 연체를 우려해 집단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금융 당국과 업계에서도 대출 심사 강화와 속도 조절을 당부하고 있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가계부채 연착륙이 필요하다는 사실엔 금융권과 부동산 업계 모두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자들로선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내년 초까지 분양 물량은 계속 나올 걸로 보여 대출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선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올해가 주택 구입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엔 다소 공감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내년 집값 하락과 미분양 물량이 화두인 만큼 시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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