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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의 기억’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부끄러움에서 위대함까지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인류의 경험을 기억하고 보존하며 전달할 지식과 지혜의 원천인 세계기록유산은 최근 국가별 신청건수가 늘어 등재되는 기록물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처음 선정한 1997년에는 33개 등재, 1999년에는 9개 등재, 2001년에는 21개 등재했는데, 지난번 2011년부터 51개로 급증하여 2013년에는 56개 등재, 2015년에 47개가 등재되는 등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올해 2015년 기준으로 세계기록유산은 107개국에서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가들이 공동으로 등재한 기록유산도 포함한다. 또 별도의 재단이나 기구, 협회에서도 5개의 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모두를 합치면 세계기록유산은 총 350여 개가 넘는다.



유네스코가 1992년 세계기록유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세계의 모든 기록유산을 모아 엮은 공식 책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처음으로 번역 출간됐다. 한국의 세계기록유산만을 모아 엮은 것은 있으나, 전 세계의 기록유산을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기록유산은 인류의 기억을 보호하는 데 사용된 매체라면 어떤 것이든 될 수 있다. 1997년부터 2년마다 선정하며, 국제자문위원회에서 심의·추천하고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선정한다.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다는 것은 전 세계가 그 진정성과 가치를 인정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2015년 10월에 중국이 신청한 난징대학살과 군 위안부 중 난징대학살이 등재되자, 유네스코 분담금의 전체 11%를 담당하는 일본이 이에 반발하였다. 이에 일본이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 제도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록유산을 보유한 국가는 독일로 총 20개다. 그 뒤를 잇는 국가는 폴란드 14개이며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영국, 대한민국이 각각 13개이다. 프랑스 12개, 네덜란드 11개, 중국 10개, 미국 8개, 일본 5개다.

기록유산은 기원전 17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먼저 기원전에는 고대 기록물 위주로 등재 건수가 많지 않다. 고대 히타이트에 관한 설형문자 점토판인 ‘보아즈쾨이의 히타이트 설형문자 명판’을 비롯해 고대 힌두교 경전 중 가장 오래된 ‘리그베다’ 필사본, 다양한 필기 재료와 여러 고대 언어를 만날 수 있는 ‘라이너 대공의 파피루스 컬렉션’,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탓에 여러 나라의 언어로 새겨진 석비 ‘레바논 산에 있는 나흐르 엘-카브 기념 석비’, 기원전 13세기에 페니키아에서 발달한 ‘페니키아 알파벳’‘황제내경’ 등이다.

기원후 1~10세기에는 희귀하고 고유한 기록물이 많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전하는 상형문자인 둥바문자로 쓰인 ‘고대 나시족 둥바 문헌 필사본’를 비롯해 고대와 중세 아르메니아의 과학과 문헌에 대해 상세히 다룬 ‘마슈토츠 마테나다란의 고문서 컬렉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코란’의 필사본 ‘오스만의 무스하프 코란’, 조지아와 동로마제국이 남긴 필사본 자료 ’조지아의 비자틴 시대 필사본‘ 등이다.

기록유산의 범위는 인간의 경험만큼 방대하다. 넬슨 만델라의 ‘형사법원 사건 번호 제253호/1963년’, 알프레드 노벨의 ‘알프레드 노벨 가문의 기록물’ 등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기록물부터 역사적 주요 사건과 세계를 완전히 뒤바꿔놓은 탐사 여행, 과학적 발견이나 인류학적 녹음 기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기록물 중에는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나 ‘왓 포 사원의 금석 기록물’, 마다가스카르의 ‘메리나 왕실 기록물’ 등도 포함됐다.

이외에도 노예무역의 발달 과정을 증언하는 컬렉션 ‘흑인과 노예 기록물’과 아랍-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한 70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기록한 ‘UNRWA의 팔레스타인 난민 사진 및 영상 기록물’ 그리고 20세기 세계대전 직후 일어난 파라과이, 브라질, 칠레, 캄보디아, 아르헨티나 등의 독재 정권으로 수십만 명의 인권 침해와 목숨을 잃은 부끄러운 기록물도 포함돼 있다.

세계기록유산 보유국 세계 3위이자 아시아 1위인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1997년에 등재된 ‘훈민정음’을 비롯해, ‘조선왕조실록’,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하권’ ‘승정원일기’‘조선 왕조 의궤’‘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동의보감’‘일성록’‘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록물’‘난중일기’‘새마을운동 기록물’, ‘유교책판’,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등 13건이 등재돼 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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