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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大 리스크에 떨고 있는 시멘트산업
과징금·건설경기 부진 우려 본격화…FTA로 中 제품 반입 땐 생산기반 초토화도


[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사면초가.’
 전형적 내수산업이자 건설경기 의존군인 시멘트산업을 둘러싼 상황을 압축하는 한마디다.
내년 건설·주택경기 부진 조짐에 1조원대의 과징금까지 겹친 시멘트산업이 떨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싼 중국산 시멘트가 유일될 가능성도 커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산업이 옴짝달싹 못할 3대 체계적 위험에 갇혔다.
우선 1조1800억원대의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 23일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가 개최되고, 35일 후 그 결과를 통보받게 된다. 업계는 상당폭 감액을 기대하고 있으나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동양시멘트, 라파즈한라, 성신양회,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7개 사가 일단 납부해야 할 액수는 업체별 시장점유율로 추정해봐도 수 천억∼수 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과 불복의 소(訴)는 차후의 문제다.
다음은 차츰 현실화되고 있는 주택·건설경기 부진. 내년 SOC 예산 축소와 주택 초과공급 상황은 시멘트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건설업 부진은 시멘트를 비롯해 철강, 건설용 기계 등 후방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시멘트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년(2003∼2014년)간 생산은 5920만t에서 4700만t으로 20.6% 감소했다. 내수출하는 5830만t에서 4370만t으로 25%가 줄어드는 등 시멘트산업은 지속적인 하락세다. 즉, 산업규모가 크게 위축되면서 성장동력은 커녕 먹고 살기에도 급급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올 한 해를 빼놓고는 2008∼2013년 6년간 누적적자만 1조4774억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시멘트회사들은 ‘신용위험업종’으로 지정돼 주채권은행에서 특별관리를 받고 있다. 신용상태가 언제 급변할지 모른다는 뜻이다.
세번째는 한·중 FTA에 따른 중국산 저가 시멘트 유입 우려. 국산 보다 t당 가격이 10% 이상 저렴(6만8000∼7만원)한 데다 출혈수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세계 시멘트의 56%를 생산하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공장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판로를 한국으로 돌릴 우려가 있다. 가뜩이나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인 현재의 시멘트가격(t당 7만5000원)마저 붕괴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필리핀의 시멘트가격도 t당 12만원에 달한다. 실제 2000년대 초반 중국산 수입시멘트로 인해 내수가격이 무너졌던 경험도 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산업이 지난해 일부 회사, 올해 7대 회사 대부분이 건설경기 호황과 생산 증대에 따른 일시적인 흑자를 냈다. 이마저도 국제 유연탄가격의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라며 “건설경기 부진 등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내년 이후 다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게 업계 분위기”라고 전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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