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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각가 박영희 회고전 <휴머니즘과 생명현상>展, 삶과 예술세계를 정리하다

여류조각가 박영희가 지난 18일 조선일보미술관에서 회고전 <휴머니즘과 생명현상 (Humanism and the Phenomenon of Life)>을 오픈했다.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조각가 박영희가 오랜 침묵을 깨고 여든이 넘은 나이에 자신의 삶과 예술세계를 정리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로, 오픈 첫날부터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박영희 작품인생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자리답게, 전시회에는 예술계 인사가 총출동했다. 홍익대학교 김영원 교수를 비롯해 조각계 유망한 작가들은 박영희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며 예술계에 그녀가 남긴 발자취를 함께 되짚었다.

회고전에 참석한 홍익대학교 김영원 교수는 “박영희 선생이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 작품 활동을 잠시 멈추면서 후배 작가로서 안타까움이 남았기에 이번 회고전에 대한 감회가 더욱 새롭다”고 말했다.

학창시절부터 당대 가장 전도유망한 조각가로 촉망 받아온 박영희는 숙명여고와 홍익대학교에서 김정숙,김경승, 윤효중 등 당대 최고의 조각가들에게서 조각을 배우며 그 재능을 펼쳐보였으나, 작품의 휴지기를 가지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홍익조각회, 미술협회, 숙란회, 한국 조각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국전과 신세계미술관 초대전, 도쿄아시아 미술제, 국립현대미술관 현대미술 초대전 등 굵직한 전시에서 의미 있는 작품들을 선보여온 그는 생명력 넘치는 조각작품에 휴머니즘과 희로애락의 감정을 담아내 왔다.

조각가 박영희의 작품세계는 활동시기를 기준으로 전기와 후기로 구분된다. 전기는 여인의 육체를 소재로 한 인체 모델링이 중심이 된 시기로, 활달한 동세와 강인한 생명력, 생생한 삶의 리얼리티가 돋보였다.

반면 휴지기를 거쳐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든 후기의 근작은 추상적인 성향이 짙게 나타난다. 입체적 공간과 한층 성숙해진 기교, 가식 없는 형태를 추구함으로써 절제된 자기감정의 승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며 휴머니즘을 상형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회고전을 기념해 이루어진 인터뷰를 통해 조각가 박영희는 “그간 이어온 작품 활동을 더욱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 여체를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내면, 즉 ‘휴머니즘의 상용화’라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여인상이나 이를 추상화한 작품들을 주로 발표해 왔으나, 앞으로는 새로운 방향을 추구할 것”이라며 “이번 전시에는 삶을 정리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새로운 도약으로 삼아 생의 방향 같은 전시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든이 넘은 나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예술가로서 끊임없이 작업을 이어가리라는 그녀의 예술혼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홍익대학교 김영원 교수는 “대학원 입학 때부터 조각을 통해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세계관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조각가로서의 지평을 넓힌 박영희 선생의 회고전은 선생 특유의 열정과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자리"라며, "예술계 종사자들 또한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온라인뉴스팀/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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