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은 젊은 인재들을 중용해 세대교체를 꾀했고, 돈을 벌만한 사업조직은 한층 강화했다. 조직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도 안정 속 혁신을 노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무선사업부장에 고동진(54) 사장을 전진배치했다. 전장사업팀도 신설해, 스마트카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과거 삼성자동차 사업에 참여했던 박종환 부사장이 전장사업팀을 이끈다. 또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바이오계열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고한승 사장도 승진시켜 무게를 실어줬다. 이는 모두 신성장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LG는 오너일가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그룹 지주사인 ㈜LG로 이동시켜 자동차 부품, 에너지 등 미래성장사업을 맡겼다. 구 부회장은 그룹의 자동차 부품, 에너지, 물류, 디스플레이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LG가 그룹 차원에서 밀고 있는 신사업인 자동차 부품 사업은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등에 걸쳐 있다. 에너지사업 역시 LG전자, LG화학, LGCNS 등이 나눠서 추진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각 그룹사별로 추진하는 신사업을 조율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중책을 맡게 된 셈이다.
한화그룹도 이번 임원 인사로 미래먹거리인 태양광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32) 한화큐셀 영업실장은 입사 5년만에 전무가 됐다. 김 실장은 그룹내 태양광 계열사를 한화큐셀로 통합하는 작업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았다. 향후 김 실장은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한다.
두산도 4세 경영인에게 신사업에 대한 중책을 맡겼다. 두산그룹 박승직 창업자의 증손자이자 박두병 초대 회장의 손자, 박용만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36)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 부사장은 면세점 사업을 맡는다. 두산이 올해 운영권을 따낸 면세점 유통사업부문의 전략담당 전무를 맡게 된 것이다. 두산은 동대문 두타(두산타워)에 면세점을 만들어 내년 중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룹이 새로 진출한 면세점 사업을 30대 중반의 오너가 4세에게 맡긴 셈이다. 두산은 면세점 입지로 동대문 두타(두산타워) 빌딩을 점찍었다. 기존 두타 쇼핑몰은 그대로 유치한 채 다른 층들을 면세점으로 활용, 1만7천㎡ 규모의 면세점을 꾸밀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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