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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슈퍼리치 결산]올해의 미스터리 - 도널드 트럼프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 기자ㆍ이연주 인턴기자] 

2015년 ‘올해의 미스터리’ 도널드 트럼프.

유난히 난감한 이슈들이 많았던 2015년. 그 와중에도 특히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 있다. 바로 부호이자 내년 있을 미국 대선의 공화당 유력 후보의 한사람으로 떠오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다. 사업가 시절에도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이나 기상천외한 이벤트 등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잘 끌었던 트럼프는, 대선 후보로 변신을 꾀한 후 한층 더 ‘격상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나홀로집에 2 (Home Alone 2)’에 출연했던 도널드 트럼프 [출처=페이스북]

그는 등장과 동시에 수많은 인종ㆍ성(性) 차별적인 발언을 거리낌없이 내뱉으며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처음엔 사람들도 주목받고 싶은 한 괴짜 부호’의 깜짝 해프닝 정도로만 그의 언행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가 무시할 수 없는 공화당 대선 주자의 한사람으로 자리매김 하면서 우려의 눈길이 높아가고 있는 추세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은 2015년 한 해 우리를 가장 혼란스럽게 했던 ‘올해의 미스터리’ 주인공으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를 꼽았다.

트럼프의 기행을 그저 남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로만 볼 수는 없다. 그가 노리고 있는 자리가 다름아닌 미국의 대통령 자리이기 때문이다. 내년 미국인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와 딸 이반카 트럼프.

▶ ‘모두까기인형’ …너무 솔직해서? = 좋건 싫건간에 트럼프를 화제의 중심으로 끌어 올린 것은 그의 과격한 발언이다. 그가 여태 해왔던 ‘망언’들을 정리해보면, 그만의 개성(?)을 엿볼 수 있다. 

먼저, 트럼프는 인터뷰와 연설등을 통해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멕시코 이민자들은 강간범이다”. 또 ISIS의 파리의 무차별 테러 이후 트럼프는 “미국 내 무슬림을 데이터베이스하자. 또 그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벽을 쌓아야 할 것”이라며 무슬림 이민자에 대한 위화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경찰이 흑인에 대해 과잉진압한다는 이슈가 대두했을 때도 그는 자신만의 논리를 앞세워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경찰 살해범은 무조건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발언해 비난을 샀다. 

트럼프의 ‘막말’은 인종차별 논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차별’ 논란까지 이르른다. 지난 8월 폭스뉴스(Fox News)에서 진행한 토론회에서 그는 토론 진행자 메긴 켈리(Megyn Kelly)의 날카로운 질문 공세에 대해 “켈리의 눈에 피가 나오는 것 같다. (예민한 태도로 봐)다른 곳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녀의 태도를 ‘생리’로 인해 예민한게 아니냐는 듯한 발언을 남긴 것.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공화당 대선후보 중 유일한 여성인 칼리 피오나에 대해서는 “쳐다만 봐도 짜증이 나게 생겼다”며 외모 비하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이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에 진것에 대해 ‘get schlong(깨지다)’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슐롱(schlong)’은 이시디아어로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단어로, 트럼프는 성적 비하 발언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트럼프의 독설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읽어내는 사람들도 있다. 역대 정치인들이 속내를 속여가며 에둘러 표현하던 것을 트럼프는 거침없이 말할 뿐이다라는 견해다. 표현이 격할 뿐이지 내용은 새겨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트럼프가 언급하고 있는 내용들이 미국 사회가 반드시 풀어내야할 과제라는 점에 긍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예컨대 트럼프의 장녀 이반카 트럼프(Ivanka Trump)는 도널드의 여성비하 발언과 관련해 “아버지는 여성에 대해 호의적이신 분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난 평생 오빠의 그늘 안에서 지내야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현재 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는 다른 가식적인 정치인과 달리 ‘솔직’한 것 뿐”이라며 그를 옹호했다.

CNN 여론조사 결과 [출처=페이스북]

▶ 하지만 그의 지지율은 견고, ‘왜?’ = 숱한 논란과 비판의 중심에 선 트럼프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지지율이다. 미국 CNN이 여론조사기관 ORC와 함께 지난 공화당 대선 3차 TV토론 이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39%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2위에 머무른 테드 크루즈 후보가 받은 18%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그의 경제정책에 대해 찬성하는 지지율은 57%, 이민자 정책에는 57%, 대(對)ISIS 정책은 47%를 기록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발표된 퀴니피액대학의 아이오와주(州)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가 28%로 우세한 결과를 보였다. 미국 통신매체 로이터(Reuter)의 여론조사 결과로는 트럼프가 39%로 2위인 테드 크루즈(13%)의 세배나 되는 수치를 찍었다.

트럼프가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그가 비록 미국상류층 사회의 백인남성이지만 결코 부자와 엘리트들만을 위한 이익을 대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중하류층의 ‘욕망’을 읽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예로, 공화당 대선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월가(Wall Street)를 대변해오던 기존 공화당 노선과는 다른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복지정책 강화’를 주장한다. 그는 자신이 기업가라는 사실을 이용해 “나는 사회보장제도의 연금을 깎지 않겠다. 난 돈을 모아 그 제도를 지켜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인다.

더불어 트럼프는 자신의 담론이 극단적인 세력과 결탁하는 것을 경계하기도 한다. 미국의 악명높은 백인우월주의 단체 ‘쿠클럭스클랜(Ku Klux KlanㆍKKK)’이 트럼프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자신의 정치캠프에서 SNS에 ‘인종주의적 발언’을 한 직원들도 해고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보 때문일까. 최근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갤럽에서 진행한 ‘미국에서 가장 존경하는 남성’으로 오바마에 이어 2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미스테리한 일이다.

y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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