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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세대’ 20~30 세대, 부모 집 못 떠난다…극심한 취업난에 ‘호텔엄마’?
[헤럴드경제]요즘 스페인 젊은이들이 가장 불편함을 느끼는 일 중 하나가 외출할 때마다 부모가 “어딜 가니?”라고 묻는 것이다. 자유를 속박당하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정작 부모에게서 독립을 하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동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턱없이 비싸진 집값에 극심한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20~30대 젊은이들이 계속해서 부모 집에 얹혀사는 ‘호텔엄마’ 현상이 유행이 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한 20~30대 젊은이들의 갈 곳 없는 자화상인 셈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대학 입학과 동시에 부모로부터 독립했던 미국의 경우 2014년 기준 18~34세 청년 중 약 3분의 1이 부모집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34세도 약 20%에 달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같은 원인으로 심각한 경기침체의 여파, 높은 주택 가격, 경기침체, 학자금 융자, 전반적인 취업능력 저하 등을 꼽았다.

영국의 경우에도 20~34세 젊은이 중 부모 집에 함께 사는 경우가 1996년 268만명에 불과했으나 2013년엔 335만명으로 증가했다. BBC는 이 비중은 특히 금융위기로 경기침체가 본격화한 2008년 이후 급증세를 보였다면서 ‘주택 사다리’를 타기 어렵고 부모 집을 떠나기 어려운 젊은이들의 상황과 출산율 저하가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스페인 청년 생활 실태 조사와 권리 증진을 위한 민간단체 ‘해방연구소’(EO) 조사에 따르면 스페인의 30세 이하 청년 중 78.5%는 부모집에 살고 있다. 10명 중 8명이 독립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부모 슬하에서 벗어나 따로 생활하는 30세 이하 청년은 21.5%에 불과하다. 24세 전에 부모 집을 떠나는 비중도 6.8%에 불과하며, 25~29세에도 44.3%에 그친다.

게다가 집을 떠났더라도 ‘진짜 독립한’ 젊은이는 더욱 적다. 자녀가 집 밖에서 살더라도 일부 부모는 대학을 다니는 동안 재정 보조를 해주거나 주택 구입이나 임차 시 보증해주는 등 경제적 지원을 이어간다.

2015년 1분기 말 현재 스페인 청년이 부모 슬하를 벗어나 독립하는 나이도 평균 28.9세로 유럽 평균(26.1세) 보다 한참 늦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는 최근 온라인 영문판에서 이 같은 EO의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스페인 청년들이 나이를 먹도록 독립하지 못하는 이유로 비싼 주택 가격과 안정적인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처럼 젊은이들이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 집에 얹혀사는 현상을 ‘호텔 엄마’ 현상으로 진단했다.

특히 경제난이 심하고 대가족주의 전통이 강한 국가들에서 ‘호텔 엄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몰타 등 소위 남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부모와 같이 사는 청년 비율이 70~80% 안팎을 넘나든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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