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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숙자 몰리는 맥도날드… ‘맥난민’ 늘어
[헤럴드경제] 24시간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점포는 추운 새벽 갈 곳이 없는 이들에게 대피처가 된다.

중국, 홍콩, 일본 등 동아시아 대도시에서는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이 맥도날드에 몰려 들어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맥도날드와 난민을 합성한 단어 ‘맥난민(McRefugee)’으로 불리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INYT)가 2일 보도했다.

홍콩 맥난민인 입힌밍(57)은 20년 동안 홍콩에서 도장공으로 일하다가 팔을 다쳐 지난해 4월부터 더는 일할 수 없게 된 뒤,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한 맥난민은 “우리가 누구고 언제 살아가며 언제 죽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우리는 보이지 않는 존재”라고 말했다. 또 최근 홍콩의 한 맥도날드에선 여성 ‘맥난민’이 숨진 지 하루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 중심가 맥도날드에 살며 구걸과 고철 수집으로 살아가는 딩신펑은 “우리 가족은 명나라 때부터 구걸을 해왔고 나는 19대손이다. 내가 죽으면 중국엔 거지가 없어질 것”이라고 농을 던졌다.

맥난민들이 늘어가는 이유는 맥도날드가 24시간 문을 열고 있고, 맥도날드가 방문객을 환영하는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의 맥도날드 2200여 곳 중 절반 이상이 24시간 문을 열고 있다. 중국 맥도날드 대변인 리자이나 후이는 “맥도날드는 우리 식당을 방문하는 모두를 언제든 환영한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본사 대변인 베카 해리는 “맥도날드가 분명히 손님을 환영하는 장소인것은 맞는데 이를 정책이라 부르지는 않겠다”며 손님을 어떤 식으로 환영할지는 점주에게 달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맥도날드 직원들의 의견은 달랐다. 홍콩 맥도날드 매장의 한 직원은 “내쫓을 수는 없으며 나가달라고 요청할 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매장의 직원은 “그들도 직업을 찾을 수 있는데 너무 게으르다”며 “냄새가 심해서 다른 손님을 내쫓는다”고 불만을 토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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