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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부모들 “당장 1월 어떻게 해야 하나”…누리과정 예산 편성 해넘겨 보육대란 현실화되나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지난 1월1일 새벽, 다른 커뮤니케이션 카페들은 서로 새해 인사를 나누기 바쁜데 한 카페에는 근심 섞인 글들이 오가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 아지매’ 카페. 한 어머니가 최근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된 기사를 올리자 자녀를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내는 어머니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매달 20만~30만원 나갔는데 이젠 50만원을 넘어서겠네요. 가계부 구멍 나겠다’는 경제적 어려움 호소부터 ‘이러면서 아이 더 낳으라고…’, ’작년에도 걱정하게 만들더니 결국 올해는 예산을 아예 편성안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저출산 지원대책을 비판하는 말까지 나온다. 셋째 출산을 앞두고 있는 한 어머니는 “올해 6살 7살 우리 아이들 어찌하라고, 곧 셋째도 출산인데”라며 푸념섞인 글로 새해를 맞았다.


서울과 경기도, 광주, 전남교육청이 올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아 보육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나머지 시·도교육청도 일부만 편성,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달 말에 이어 3일에도 “보육대란이 발생한다면 이는 교육감들의 책임”이라며 “시·도교육청은 누리과정 보육대란을 막기 위한 즉각 예산 편성하라”고 다시 촉구했다.

이처럼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정부와 시ㆍ도교육청의 갈등에 어린 자녀들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내는 학부모들의 근심만 쌓이고 있다.

3살, 5살 두자녀를 두고 있는 김정아(인천 송림동, 39)씨는 “누리과정 예산지원이 중단되면 앞으로 한 달에 최소 50만∼60만원은 더 내야 한다”며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워 가계 살림도 줄이고 있는데 정말 죽으라 죽으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6살난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한 주부(서울 아현동, 37)는 “대선 때 이것저것 다 만들어 지원하겠다고 공약해놓고 시간이 지나니 예산도 없는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나라가 어디 있냐”며 “아이 낳기만 하면 나라에서 알아서 키워주겠다는 말은 하지도 말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유치원의 경우 교육청들이 매달 20∼25일 각 유치원에 누리과정 예산을 배분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때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어린이집은 학부모가 매월 15일 쯤 신용카드로 누리과정 비용을 결제하면 그다음 달 20일 이후 해당 카드사에 지급되는 방식이어서 1월분이 실제 정산되기까지 앞으로 약 두 달의 여유가 있으나 지금과 같은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시기만 문제일 뿐이라는 가계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장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음재 경기도사립유치원연합회 회장은 “사립유치원의 경우 1인당 지원금 22만원이 고스란히 가계 부담이 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직 1월분 지원금 지급일(25일)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아직 학부모들로부터 직접적인 항의는 없지만, 한 달 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치적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지켜보기만했는데 유치원 종사자들도 마냥 기다릴수만은 없는 입장”이라면서 “집회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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