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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민낯] 승정원일기<45> 밤낮없이 公事 매진…승정원‘실무의 核’ 하례들
승정원의 하례는 승지와 주서를 돕는 역할을 하였다. 승정원에 소속된 하례의 규모는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고종 연간에 편찬된 ‘육전조례(六典條例)’에는 서리 25명, 사령 35명이 승정원에 배속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승정원 승지와 주서마다 일정 수의 하례가 배정되어 승지와 주서가 업무 처리를 할 때면 그들을 따라다니고, 함께 숙직하였다.

승정원의 서리는 기본적으로 승정원을 거치는 문서 관련 업무 등에 관여했다. 서리들은 바쁜 주서들을 도와 문서 정리를 하거나 교유서(敎諭書)를 전하러 가기도 하였다. 종이가 모자랄 정도로 정리할 문서들이 넘쳐났던 승정원에서 문서를 정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승정원 서리의 업무 또한 다른 관서 서리의 업무보다 고되었다. 1627년(인조5) 9월, 병조에서 올린 계사를 보면 승정원 서리의 업무는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져 다른 관사의 배나 될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승정원에 소속된 사령은 해당 관사나 관원에게 임금의 명령을 전하는 역할을 하였다. ‘승정원일기’에 자주 보이는 기사 중의 하나가 관원을 패초하는 기사인데, 관원을 부르기 위해 패를 전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하례가 바로 사령이다. 승정원의 사령에게는 통행금지에 구애받지 않고 다닐 수 있는 통행 허가증 야행물금첩(夜行勿禁帖)이 주어지기도 하였다. 야행물금첩은 뒤집어 생각해 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왕명을 수행해야 했던 승정원 사령들의 고충을 잘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영조가 승정원의 서리나 사령을 두고 한 말을 보면 실무에 밝았던 그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으니, 승정원의 공사(公事)를 서리나 사령이 아니면 누가 알겠는가?”

강성득(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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