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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통융합시대…글로벌 통신기업 ‘생존필살기’는 M&A
국내 최대 규모의 통신 사업자 SK텔레콤이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경쟁사인 KT와 LG 유플러스엔 ‘빨간불’이 켜졌다. 이동통신에서 이미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까닭이다. 직접적인 이해 관계로 얽혀있진 않은 관련 업계 사업자들도, SK텔레콤의 ‘몸집 불리기’가 몰고 올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저마다 셈법에 바쁜 분위기다.

이동통신사가 케이블 업체에 손을 뻗은 것은, 이미 포화 상태로 접어든 시장 상황에 기인한다. ‘1인 1회선’이 보편화 되면서, 이동통신 시장은 가입자 뺏기 위주의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유선 통신 시장은 이보다 더 빨리 정점을 찍었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업체들의 입장에선,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방안을 찾는 일이 시급해졌다. 그 방편으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끌어오는 선택을 했다. 통신과 방송의 경계가 허물어진 콘텐츠 소비 추세도, 방송과 통신이 한 지붕 식구가 되는 데 큰 몫을 했다. 실제로 화제의 방송을 제 시간에 챙겨보기 보다, 출근 길 스마트폰으로 하이라이트 영상만 골라 보는 패턴이 자연스러워졌다.

이 같은 방통 융합은 해외에서 더욱 활발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블룸버그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글로벌 M&A 규모 대비 통신 미디어 비중의 증가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산업 M&A 가운데 통신 미디어 부문 비중이 2009년 7.1%에서 2014년 16.6%로 크게 늘었다.

미국 통신사 AT&T가 유료방송사업자 디렉TV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미 정체 상태에 접어든 방송통신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던 사업자들이 신사업 기회를 모색한 결과인 셈이다.

통신과 방송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점에서, 글로벌 경쟁력 갖추기 위해 불가피한 M&A로 보는 시선도 많다. 우리도 통신시장 정체 및 수익성 감소가 현실화 되고 있는 만큼, 단순 요금 인하에 집중 된 정책 방향을 ‘융복합 활성화’, ‘산업 활성화’ 쪽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인수합병의 속도 및 대상에 대한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위원은 “합병으로 소비자들은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방송과 통신이 결합된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동시에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위축으로 콘텐츠의 질 저하나 다양성 감소로 인한 소비자의 편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인수합병의 대세는 인정하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 차단하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 절차와 관련해 “현재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이뤄지고 있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고, 사업적 측면, 소비자 측면, 국가경제 측면 등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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