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1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그램 15’를 필두로 한 2016년형 PCㆍ모니터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었다.
‘그램 15’는 15.6인치 대화면을 탑재했지만 무게는 980ｇ 수준이다. 우선, 경주용 자동차에 쓰이는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해 내구성을 높이면서도 무게는 줄였다는 설명이다. 베젤(화면 테두리) 두께를 약 30% 가량 줄인 덕분에, 14인치 대 노트북 사이즈에 15.6인치 대화면을 담는 것이 가능했다. 최대 10.5시간 사용이 가능한 경량 배터리도, 날씬한 ‘그램 15’의 일등공신이다.
 |
|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
이렇게 탄생한 ‘그램 15’가 그란데 사이즈 커피 두 잔의 무게에 불과하다고 LG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한 팔에 개인 짐을 들고도, 다른 한 손으로 가뿐히 집어들 만큼 부담 없는 무게감이었다.
군살을 덜어낸 무게 뿐 아니라 16.8㎜의 슬림한 두께도 대화면 노트북의 휴대성에 따라붙는 의문부호를 지워냈다. 배젤을 줄여 실제 크기보다 더 널찍해 보이는 디스플레이는, 동영상 감상이나 그래픽 작업에 최적화됐다. 특히 3가지 컬러(뉴골드, 스노우 화이트, 티탄 블랙) 중 뉴골드 모델은 단연 고급스러운 외관을 자랑했다. 휴대성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합격점을 줄만 했다.
LG 측은 소비자들이 노트북을 구매할 때 큰 화면과 가벼운 무게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그램 15’가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하는 제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해 4분기 누적 기준 국내시장에서 판매된 노트북 가운데 절반 가량이 15인치 대 제품이었고, 다음으로 13인치 대 노트북을 선택했다. 대화면에 대한 욕구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LG전자의 자체 조사에서도 휴대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무게 1.1~1.4㎏의 13인치 대 노트북을, 화면 크기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1.6~2.7㎏에 이르는 15인치 대 노트북을 주로 구매했다. 특히 15인치대 노트북을 구매하더라도 절반 이상이 노트북을 들고 다녀, 휴대 편의성에 대한 수요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실제 저울 위에 오른 제품의 무게는 표기된 980ｇ에 못 미치는 960~970ｇ에 불과했던 것. 뉴골드 컬러 모델의 경우 화이트 모델에 도료를 씌우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도료에 따라 10ｇ 가량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최저 무게를 표기해 홍보에 활용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LG 관계자는 ”10ｇ이라고 해봤자 종이 한 장 정도의 무게에 불과하다”며 “그보다는 혹시라도 고객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항간에 떠도는 LG 마케팅과 관련된 우스개 소리도 이 같은 뚝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작은 차이엔 집착(?)했다. 고작 0.2ｇ에 불과한 노트북 뒷면 스티커를 줄이기 위해, 이를 레이저 프린팅으로 대체한 것이다.
LG전자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긴 ‘그램 15’가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지 관심이 쏠린다.
ha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