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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쇼핑몰 바라보는 영세업체의 한숨…멀고 먼 상생의 길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쇼핑, 놀이, 공연, 교육 등을 한 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대기업 쇼핑몰. 대기업 쇼핑몰은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지만, 이 같은 호황이 주변 상권과의 상생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17일부터 23일까지 현대백화점 판교점 인근 외식업 및 소매업 영위 사업장 300개를 대상으로 ‘현대백화점 판교점 입점에 따른 지역상권 영향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현대백화점과 같은 대기업 쇼핑몰 입점이 지역상권에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지역상인의 절대 다수인 92%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지역상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중복응답)로는 ‘대기업의 상권독점(72.1%)’, ‘매출흡수에 의한 지역상인 시장퇴출(33.3%)’ 등이 꼽혔다. 지역상인들은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입점 이후 17.2%의 매출하락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상인들의 62.3%는 현대백화점 입점 후 변화한 경영환경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규모의 경제 앞에서 지역상인들은 속수무책이다. 향후 대책과 방안에 대해 지역상인들의 과반수(55%)가 “별 다른 대책 없다”고 응답했으며 ‘품질ㆍ서비스 향상(30%)’, ‘휴ㆍ폐업(7.7%)’, ‘가격인하(6.0%)’, ‘품목전환(1.3%)’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현재 정부가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의무휴무제의 대상에 대기업 쇼핑몰을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 지역상인 86%가 찬성의 의견을 내놓았다.

이 같은 상황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일례로 ‘가구 공룡’ 이케아의 국내 진출 이후 가구업계에선 대형 가구 업체들은 성장하고 영세업체들은 내리막길을 걷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광명시내에서 가구 및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이케아 개점에 따른 지역상권 영향실태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55%가 이케아 입점 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했던 KTX광명역 상권 살리기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이케아는 광명점 내부에 광명시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과 상생협약을 통해 무상임대 매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곳에는 현재 편의점 등 가구점과 무관한 업체들이 다수 들어서 있다.

정책담당자들의 의견도 지역상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달 24일 ‘중소유통 지원효과, 정책담당자들은 어떻게 보는가?’라는 주제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규모 점포 입점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중앙정부 정책담당자들의 56%는 도움이 안 된다고 응답했다. 대규모 점포 입점이 중소유통 매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중앙정부 정책담당자들 다수(89%)가 하락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산업지원본부장은 “대기업 쇼핑몰 출점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지역 상인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중소유통시장의 사업영역 보호를 위한 대책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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