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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머니에 넘겨준 GE 가전…美 속내 불편
[헤럴드경제]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이 중국 하이얼에 매각되는 것은 핵심 주력사업에 치중하려는 GE의 전략과 미국 시장 교두보를 원한 하이얼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GE는 오래전부터 매력이 떨어진 가전사업을 팔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하이얼은 미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울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해 왔다.

가전 업계에서는 GE가 가전사업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오래전부터 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GE는 가전사업에서 부진해 고전했으며, 사실상 GE에서가전사업은 ‘지는 해’였다”고 말했다.

한때 GE의 핵심 사업이었던 가전사업은 현재 GE 전체 매출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GE 경영진도 가전 사업 매각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

제프리 이멜트 최고경영자(CEO)는 2014년 7월 가스터빈·제트엔진·에너지 등 산업부문을 대대적으로 키우는 대신 가전사업 등에서는 손을 떼겠다고 투자자들에게선언하기도 했다. GE는 가전사업 외 소비자 금융사업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GE가 가전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하고 매각에 나선 것은 이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에 이미 하이얼이 GE 가전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접촉하다가 인수가격에 차이를 보여 실제 계약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2014년에는 스웨덴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가 GE 가전사업을 인수하기로 계약까지 맺었다.

하지만, 합병시 미국 내 시장지배력이 너무 커진다는 반독점당국의 판단에 따라계약이 무효가 됐다.

반독점 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하이얼이 GE 가전사업을 실제로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미국내 가전사업 판도에 당장 큰 영향은 생기지 않을 전망이다.

하이얼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낮은데다 그동안 GE가 투자를 크게 하지 않았던 것도 이유로 제시된다.

하이얼이 가전사업을 주도할 만한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GE 가전사업은 저가제품에 집중돼 있어 고가 브랜드 위주로 전략을 펼쳐 나가는삼성전자, LG전자 등과는 시장이 구분된다.

하지만, 하이얼이 앞으로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미국 가전 시장, 나아가세계 가전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열려 있다.

우선 GE가 확보한 미국 내 유통망 등을 활용해 미국에 안정적인 뿌리를 내리고 나서 세계 공략에 나선다면 가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미국의 핵심 기업의 일부 사업이 중국에 넘어가게 되는또 하나의 사례가 탄생한다.

중국은 2005년 레노보가 미국 IBM의 PC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2014년에는 IBM의저가 서버와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모토롤라도 사들였다.

또 제조업은 아니지만 지난해에는 중국 얀타이 신차오 인더스트리가 미국 텍사스 유전을 인수하는 등 중국 자본의 미국 진출이 활발하다.

미국 기업이 중국 자본에 속속 넘어가는 데 미국의 속내는 편치 않다.

지난해 7월 메모리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을 인수하겠다는 칭화유니그룹의 제안을 미국 정부가 무산시킨 것이 미국의 불편한 심기를 보여준 대표적인 경우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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