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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CJHV인수] ‘소비자 앞세우지만…’ 결국 이통사 밥그릇 싸움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CJHV) 인수합병(M&A)을 둘러싼 이동통신사들 간 신경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SKT는 정부 인가가 떨어지기 만을 기다리고 있고, KT와 LGU+는 이를 막기 위해 뛰어 다닌다. 양측이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이런저런 명목의 행사를 만들고 나서기도 한다.

지켜보는 업계나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양측 모두 전체 산업의 발전과 소비자 권익을 내세우지만, 실은 각사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특히 새해 들어 이동통신사들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하다. 정부의 CJHV 인수 인가가 이르면 오는 4월로 예정된 까닭이다.
 

이번 LGU+와 SKT의 공방은, 지난 14일 열린 권영수 LGU+ 부회장과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촉발됐다. 형식은 만찬 자리였지만, 이번 SKT의 인수 건에 대한 자사의 입장을 전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 LGU+ 측은 CJHV 인수합병 후 SKT가 시장 독점력을 강화,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통신요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SKT는 다음 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LGU+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가만히 있으면 사실인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LGU+는 즉각 재반박으로 맞섰다.

SKT와 LGU+(KT)의 입장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각자 자사의 행보가 산업 전체의 발전과 소비자 권익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SKT는 15일 브리핑 자료를 통해 이번 기업결합이 “고객지향적인 혁신적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해 본격적인 경쟁을 펼쳐보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앞서 장동현 SKT 사장도 지난 해 12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송통신사업자 간 융합이 자사의 이익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산업 전체에 경쟁의 활력을 불어넣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LGU+와 KT 역시 CJHV를 삼킨 SKT가 시장 독점력을 강화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CJHV가 KT 망을 통해 알뜰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이동통신의 시장 지배력이 알뜰폰 시장까지 확대되리라 보고있는 것. 동시에 CJHV가 케이블 TV 업계 1위 사업자라는 점에서 방송공공성을 해칠 가능성에도 우려를 표시한다.

이동통신 3사의 공방은 격화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소비자 권익을 위한다는 이들의 주장에 신뢰가 없는 까닭이다. 양측이 공익적인 면에 기여하겠다는 의도가 크다는 걸 입증하려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SKT의 경우 CJHV 인수·합병 후 일어날 수 있는 요금 인상이나 알뜰폰 가입자 흡수 등의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KT와 LGU+ 역시 서비스 품질 개선과 합리적인 요금 책정, 소비자 의견 청취 등에 나서, CJHV 인수합병에 대한 반대가 공익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신뢰를 얻을 만한 기반을 갖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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