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부문장은 26일 ‘옥수수’ 런칭 기자간담회에서 “지상파 콘텐츠 서비스를 원하지만, 가격 조건이 수익과 맞지 않으면 할 수 없다”며 “대안으로 종편 등 다양한 다양한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과 협업해 모바일에 최적화 되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SK브로드밴드가 한 종편채널과 공동 제작한 모바일 특화 예능 프로그램 ‘마녀를 부탁해’와 최근 SNS를 통해 화제가 되고 있는 72초TV의 ‘72초 데스크’ 등을 함께 소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구성부터 제작까지 모바일TV, 또 감각적으로 모바일TV 주 시청층에 선호도가 높은 스타일의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해 지상파 3사 공백을 매꾸는 전략이다.
매니지먼트사를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드라마, 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투자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DIA TV(다이아 티비)’, ‘트레저헌터’ 등 콘텐츠 제작 파트너들과 협력해 다양하고 차별화된 MCN(Multi Channel Network) 콘텐츠를 제작 , 공급함으로써 국내 콘텐츠 산업 생태계 조성뿐만 아니라 콘텐츠 차별화를 통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파격적인 가격도 또 다른 무기다. ‘옥수수’는 기존 모바일TV보다 최고 60%까지 저렴한 월 3000원의 가격으로 모든 스마트폰, 태블릿 기기 사용자가 모든 프로그램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했다. 지상파 3사가 공동 운영하는 모바일 앱 ‘푹’, 미국산 넷플릭스 같은 유사 서비스와 비교 불가능한 가격 수준이다.
이와 관련 윤 부문장은 “수익화는 생태계를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해 낼 것이다. 그리고 가입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더불어 광고 수익 모델을 단계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비지니스 모델에도 이상 없음을 강조했다. 생태계 활성화와 별도 광고 수익 창출, 그리고 유무료 서비스 간 화질 차별화 등 다양한 수익성 발굴 도구가 있다는 자신감이다.
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가 이통사와 CJ E&M, 그리고 넷플릭스, 공중파의 ‘푹’ 등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모바일TV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월 1만원 선의 ‘고가’ 정책을 고집하고 있는 미국계 넷플릭스, 그리고 공중파의 ‘푹’은 당장 생존을 위해 가격 경쟁에 뛰어들어야 할 판이다. 실제 ‘폭’과 ‘넷플릭스’는 가격과 한국 소비자를 위한 콘텐츠 부족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가입자를 사실상 자사 통신 상품 사용자로 제한한 다른 사업자들의 모바일TV에게는 서비스 확장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월 3000원이라는 가격 자체가 위협적”이라며 “안방 TV 중심의 서비스, 시청률과 광고 단가를 고집하고 있는 기존 사업자들에게 2000만이 넘는 SK 통신 계열 기본 서비스 이용자를 바탕으로 한 옥수수의 도전은 쉽지 않은 과제”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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