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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사회도 금수저·흙수저 병폐
지난해 금수저ㆍ흙수저가 최대 이슈가 됐다. 태어날때부터 빈부의 차별이 시작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수 없는 병폐다. 그러나 공무원 사회도 금수저ㆍ흙수저가 있다. 현재 공무원이 되는 길은 대표적으로 일제 잔재중의 하나인 고시를 보는 5급과 일반 7급ㆍ9급으로 입문하는 길이 있다. 최근 들어 개방형이 늘어 공무원이 되는 새로운 길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말 서울시에서 업무관련으로 두명이 자살했다. 그중 한명은 9급 출신 6급 주무관으로 자신보다 13살이나 어린 7급출신인 5급 팀장에게 인격적 모멸감을 느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7급출신 팀장이 얼마나 더 능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10여년 전부터 공무원의 인기가 높아지고 최근 들어서는 청년층 취업난까지 심화되자 취업준비생들은 5급이나 7급, 9급을 가리지 않고 응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준차이도 거의 나지 않는 상황이다. 단지 공무원이 되자 마자 ‘완장’을 차느냐 못차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사회 경험도 부족한 20대 후반이 공무원이 되자 마자 광역단체 팀장을 맡거나 기초단체 과장을 맡고 있다. 일반 기업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심지어 재벌가 자녀들도 밑바닥부터 경험을 쌓게 하는데 공무원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갈등이 양상될수 밖에 없다.

서른살도 안된 5급 팀장(광역단체)이나 과장(기초단체)이 20여년 근무해 업무를 잘 아는 6급이하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다보니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비단 이번 사고 때문만은 아니다. 판사나 검사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로스쿨이 생겼으나 아직도 사법고시의 파워가 막강하다. 그러다 보니 20대 후반 판ㆍ검사가 사회 경험도 없이 얼마나 올바른 판단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회초년생부터 갑질만 배우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적어도 판ㆍ검사는 변호사 생활 10년 이상한 사람들 중에서 선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찰도 마찬가지다. 경찰대학이 생긴 이래 불과 30여년만에 경찰조직은 경찰대 출신이 장악했다. 그러나 같은 기수들이 상하관계가 되면서 명령이 이행되지 않거나 경찰대 이외의 출신들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심지어는 경찰대 출신이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경찰 기강을 와해 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는 조직전체에 희망의 싹을 자르는 일이다.

공부 잘한 모든 사람이 일도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공부라는 것이 사회에서 그다지 쓰이지도 않는 영어나 수학으로 평가하는 그런 공부라면 말이다.

국가정보원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대부분의 직원을 7급공무원으로 선발한다. 적어도 조직내 모든 사람들의 출발이 같다. 물론 극도로 통제된 조직이다 보니 내부 생활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출발선이 동일하다보니 그만큼 갈등은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공무원사회도 이제 5급ㆍ7급ㆍ9급이라는 출발점 계급을 떼어내고 같은 직급으로 출발해 능력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것이 힘들다면 능력을 평가해 간부로 성장할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파벌이 없어지고 능률이 살아난다. 견제와 균형도 이뤄질수 있다. 이래야만 진정한 경쟁을 통해 국가가 발전할수 있을 것이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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