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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철폐 기다렸는데…수입車, 미리 살 걸
관세 인하분 차값 先반영 많아
‘개소세 인하때 샀어야’ 후회도



한미 FTA협정에 따라 올해부터 미국에서 생산되는 승용차는 배기량 기준 없이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관세철폐로 미국산 차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해가 바뀌어도 가격은 그대로다. 업체들이 작년에 새 모델을 출시하면서 관세 인하분을 미리 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 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관세철폐로 정작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는지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포드 2016 익스플로러

올해 1월 1일부로 미국산 승용차에 붙던 관세 4%가 없어졌다. 차량가격에 미국에서 한국까지의 운송비를 더한 총과세가격이 3000만원이라면 작년까지 관세가 120만원이 붙었지만, 올해부터는 이 금액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최종소비자가격도 관세가 철폐된 것 만큼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가격이 작년과 동일한 미국산 승용차가 적지 않다. ‘2016 포드 익스플로러’의 가격은 5450만~5600만원으로 작년 9월 출시됐을 때와 같다. 포드코리아가 이 모델을 출시하면서 관세 인하분을 미리 가격에 반영해 책정했기 때문이다. 

혼다 2016 어코드

혼다코리아가 작년 11월에 출시한 ‘2016 어코드’(3540만~4260만원), 10월에 선보인 ‘2016 파일럿’(5460만원)의 경우에도 관세가 없어지는 부분이 미리 가격에 포함됐다.

한국토요타도 작년 11월 관세율 0%를 선반영해 ‘2016 캠리 하이브리드’(3610만~4040만원)’ 등 캠리 라인업을 재정비한 ‘2016 뉴 캠리’를 출시한 바 있다.

한국지엠의 미국 직수입 준대형차 임팔라(3409만~4191만원)도 작년 9월 출시되면서 관세 인하분이 사전에 가격에 반영됐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관세가 안 붙는 부분을 조기에 적용했기 때문에 임팔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것”이라며 “올해 추가로 가격 조정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업체들이 작년에 이미 관세율 0%를 반영한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에 올해 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은 가격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힘들다. 이에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들에는 ‘올해 관세철폐로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차 구매 시기를 미뤘는데 차라리 개별소비세가 인하되던 작년에 샀어야 했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국지엠 임팔라

나아가 새 차가 출시되면서 관세철폐 효과가 가려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분변경 혹은 완전변경 모델이 나오면 업체들은종전 모델에서 가격을 올리기 마련인데 이 과정에서 관세율 0%가 동시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가격을 충분히 올렸음에도 최종적으로는 적게 올린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업체들은 새 차를 선보이면서 가격 인상을 최소화 했다고 강조했다. 수입 업체 관계자들은 “지금 와서 관세인하분을 따로 밝히는 것은 영업 상 공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내수활성화란 이유로 업체들이 관세인하분을 선반영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작년 개소세인하와 맞물려 관세인하분이 가격에 미리 적용된 것은 업체들의 프로모션 전략으로 본다. 가격인하 효과로 내수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나”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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