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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인트' 영곤 지윤호, "제 안의 찌질한 모습들 극대화 했죠"


배우 지윤호가 ‘치즈인더트랩’에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소름끼치는 눈빛연기와 자아도취적 말투로 ‘최고의 발암캐릭터’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그렇다면 실제 지윤호의 모습은 어떨까. 실제로 만난 그는 매너남 유정선배에 가까웠다. 부드러운 목소리에 커피 한잔에도 잘마셨다며 종원업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매너까지. 오영곤으로 완벽히 거듭난 그를 만나봤다.

“100%악역의 모습만을 가진 캐릭터는 없어요. 영곤이는 좋아한다는 표현 방식이 다를 뿐이에요. 어떻게 표현 되냐에 따라 찌질이가 될 수도 있고 달콤한 사람이 될 수 있죠. 저는 찌질할때는 찌질하고, 내 여자친구 다영이랑 붙어있을 땐 귀엽고 애교있는 사랑스러운 그런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실제로 그렇지는 않지만, 제가 스토커가 된다는 가정을 했어요. 저와 영곤이 사이의 교집합을 찾은 거죠. 제 안의 찌질한 모습들, 그걸 극대화해서 사람들이 싫어할만한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여자친구들에게 남자들이 무엇을 했을 때 그렇게 싫었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죠. 아 여자들이 싫어하는 포인트가 뭘까하고요. 결국 나온 답은 자신의 의견만 피력하는 남자를 싫어한다는 거예요.”

그가 말하는 영곤의 속사정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변호가 아니었다. 지윤호는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비굴함, 비열함과 같은 부정적인 부분들을 용기있게 끌어냈다. 그는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라며 영곤에 대한 소신있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제가 오영곤 캐릭터를 맡게 될 줄 상상도 못했어요. 심지어 맞는 장면에서도 행복하더라고요.(웃음) 박해진 선배와 호흡을 맞출 때 가장 떨렸어요. 눈을 마주치면 대사가 생각이 안날 정도로요. 저의 리액션, 애드리브도 다 받아주시고 정말 인상깊었어요. 김고은 선배는 워낙 생활연기가 강한 분이잖아요. 저와 약속되지 않은 움직임도 다 받아주셨어요. 그때 알았죠. '이분들은 진짜 여기에 빠져있구나'라는걸”

지윤호는 “맞는 것조차 행복했다”라며 남다른 ‘치인트’ 촬영 소감을 전했다. 입이 마르도록 선배들 칭찬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사랑받는 모범생 후배의 냄새가 물씬 났다. 그는 현재 ‘신스틸러’라는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선배들에게서의 배울점을 끊임없이 늘어놨다. 이처럼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뜨겁게 불타오르는 그에게 연기에 대한 동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저는 부산에서 축구 선수를 했었어요. 제가 제일 잘하는줄 알고 있다가 다른 학교로 갔는데 박지성이 20명이 있더라고요.(웃음) 그때 바로 포기했어요. 제가 우물안의 개구리였구나하고요. 그런데 배우도 만만치가 않더라고요. 이렇게 눈길 한번 받는데 6년이 걸렸어요. 이번에 ‘치인트’를 통해 어머니께 주위에서 연락이 오니까 굉장히 기뻐하셨어요. 항상 죄송한 마음이 많았는데, 올해는 저로 인해 부모님이 기뻐하실 수 있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눈길 한 번 받는데 6년이 걸렸다'며 담담하게 무명시절을 얘기하는 지윤호. 그는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지만 그간의 마음고생이 가슴 깊이 느껴졌다. 특히 그는 부모님 얘기에 약간의 눈시울을 붉히며 굳은 다짐을 전했다.

“사실 제가 맡은 한 배역은 누군가를 떨어트리고 차지한거예요. 그래서 그들의 마음까지 짊어지고 더욱 간절하고 치열하게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일로 먹고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죠.”

그의 말 속에는 배역에 대한 강한 책임감이 녹아있었다. 지윤호는 주목받지 못한 6년 동안 연기 실력만 닦지 않았다. 그는 작품에 대한 통찰력, 연기에 대한 겸손한 마음까지 배우로서 모든 것을 갖췄다. 빛날 일만 남은 지윤호의 앞길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슈팀기자 /csy9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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