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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1월 수출부진은 경제체질 개선 시급하다는 경고음
1월 수출이 맥없이 고꾸라졌다. 지난달 수출액은 367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8.5%가 줄었다. 수출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아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란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 폭이 너무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8월(-20.9%) 이후 이런 부진은 처음이다.

수출 내역을 들여다 봐도 어디 한 군데 성한 곳이 없다. 당장 13대 주력 품목 수출액이 모두 눈에 띄게 줄었다.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화학(-18.8%)과 석유제품(-35.6%)은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자동차 휴대전화 반도체 디스플레이 선박 철강 등 모든 업종이 줄줄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도 마찬가지다. 유럽연합(EU)을 제외한 전 지역 수출이 뒷걸음질이다. 특히 중국과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 수출이 20~30%씩 감소한 것은 더 아프게 다가온다.

문제는 이런 부진이 당분간 개선될 여지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우선 수출액 뿐 아니라 물량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게 예사롭지 않다. 1월 수출물량은 5% 넘게 하락했다. 지난해 3/4분기 이후 보여오던 점진적 회복세가 다시 꺾인 것이다. 물량이 줄었다는 것은 수출 부진이 유가 급락과 환율 변동 등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걸 의미한다. 이제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고, 미국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대외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우리의 주요 수출선인 신흥국 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수출 부진은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수 밖에 없다.

우리 경제의 최대 성장엔진이 기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이를 끌어올릴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걱정을 더하는 대목이다. 재정과 금리, 환율로 풀어가기에는 그 한계가 너무 극명하다. 그렇다고 수출보조금을 줄 처지도 아니다. 결국 경제의 체질을 확 바꾸는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 아울러 수출일변도의 경제구조에서 빨리 벗어나 서비스 산업 활성화 등 내수를 키우고 일자리를 늘릴 실효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출발점은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이다.

수출 급락은 우리 경제가 총체적 위기 국면이며 새 활로 모색이 시급하다는 걸 알리는 비상 시그널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이런 위기감을 몸으로 느껴야 한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 노동개혁 관련 법안들을 신속히 처리해 경제의 새살이 돋아나게 하라는 것이다. 당파를 초월한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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