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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오렌지를 너무 짜면 쓰다
‘직장 경력 4년차의 대리입니다. 새해 들어 구매 부서로 발령을 받았는데, 상사로부터 정직성을 인정받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납품업체로부터 설 선물 종합세트가 집으로 배달되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깨끗한 업무 집행을 결심한 바 있어서 이를 반송했는데 이번에는 해당 금액만큼의 상품권이 왔습니다. 알고 보니 부서 내 다른 사람들도 꼭 같은 선물을 다 받았는데 저만 반송했던 겁니다. 상품권도 돌려줄까하는데 괜찮을까요?’

일단 이분의 기본 태도는 훌륭하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너무 먼 곳만 보는 게 아닐까? 즉 납품업체 쪽에 ‘나는 이렇게 깨끗한 사람’임을 알리는 것은 좋은데, 그러면 같이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은 모두 ‘부정한 사람들’이라는 뜻인가? 달리 말하면 과연 그렇게까지 하는 것이 구매 업무에 효율적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부정한 납품에 대한 대가성이 있는 선물이라고 판단되면 단호히 거부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뉘앙스로 봐서 그렇지는 않고 통상적인 선물인 것 같다. 그리고 설령 평소에 부정이 있어서 그걸 잡아내라는 밀명을 받고 이분이 발령을 받았다 할지라도 이번 선물은 일단 받는 게 좋겠다. 왜냐하면 그런 부정이라면 설 선물 세트 정도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마패를 드러내놓고 다니는 암행어사는 없다. 즉 큰 것을 잡아내기 위해서는 그 무리에 일단 어울려야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분이 그런 밀명을 받은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이분은 너무 예민해서 정직한 사람들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것 같은데 그 함정은 바로 ‘이 어지러운 세상에 나만이 독야청청하다’는 것이다.

직장인들이여!! 정직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나 혼자만 정직하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가 가지 않는 것은 현명한 처신이나, 나만 백로요 나머지는 다 까마귀라고 보는 것은 어리석은 처세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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