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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김수환 추기경 선종 7주년, 첫 공식 전기 출간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오는 2월16일,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7주년을 맞아 첫 공식 전기, ‘아, 김수환 추기경’(전 2권ㆍ김영사)이 출간됐다. 이충렬 작가가 3년간 그의 개인 일기, 미사 강론, 인터뷰, 주교, 신부들과의 대화와 증언, 독백의 기록, 그와 관련된 잡지와 서적 등 철저하게 자료를 모아 그의 삶을 온전히 복구했다.

한국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회갈등의 중재자이자 큰 어른, 정신적 스승으로 존경받았던 김 추기경의 87년의 삶과 정신을 총체적으로, 그리고 엄밀하게 담아낸 역작으로, 전기문학의 전범이 될 만하다. 좋은 전기란 한 인간이 살아온 자취와 추구한 정신세계를 오롯이 그려냄으로써 인류가 추구해온 오랜 가치,현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저절로 드러나도록 하기 때문이다.

아, 김수환 추기경/이충렬 지음/김영사

‘아, 김수환 추기경’은 무엇보다 기존의 김수환 추기경 관련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움이 많다. 처음 공개되는 사진만 100여장에 이른다. 30대 풋풋한 예비신학생 시절부터 사제 서품식때 부복 사진, 청년기의 김수환 신부, 독일 유학시절, 서울대교구 대주교와 추기경 서임식,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주요 시국사건 현장 등을 아우르는 희귀 사진들이 망라돼 한국현대사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저자는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두 가지 미스터리도 치밀한 추적 끝에 풀어냈다.

하나는 왜 김 추기경이 김천성당 주임신부 자리를 내려놓고 독일 유할길에 올라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했던 그리스도교 사회학을 전공했을까란 의문이다. 그동안 일본 조치대 유학 시절 스승인 게페르트 신부가 추천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저자에 따르면 김 추기경은 안동성당 주임신부 시절부터 문서전교에 뜻을 갖고 있었다. 1953년 로마교황청 산하 피데스 통신의 대구교구 통신원에 임명 이후에는 유럽에서 전개되고 있던 ‘가톨릭 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한국에서도 가톨릭 운동이 필요함을 역설해왔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 천주교 교구 중 가장 작았던 신설 마산교구의 신출내기 주교가 2년 후에 어떻게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되고 그 다음해인 1969년, 세계 최연소 추기경에 임명됐는지다. 이는 교황청이 교회의 혁신과 ‘세상속에서의 교회의 역할’로 모아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한국에서 실천할 적임자로 여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저자는 김 추기경이 ‘세상속 교회’란 사명을 어떻게 실천적으로 보여줬는지, 또 갈등과 고뇌의 순간, 어떻게 이를 풀어나갔는지 그림자처럼 좇는다. 김 추기경에게 모든 잣대는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었다.

책은 한국현대사의 주요 순간과 70,80년대로 이어지는 한국사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민주화운동의 진지 역할을 한 김수환 추기경과 명동성당의 긴박하고 생생한 현장을 묵묵히 담아낸다. 또 한국천주교 200주년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103위 시성식 등 한국가톨릭교회사의 굵직한 일들도 꼼꼼이 기록해 개인사를 넘어 한국현대사를 이해하는 길잡이서로도 넉넉하게 구실을 한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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