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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쇼크 ②]‘브렉시트’ 그 후…영국 경제 시나리오 세 가지는?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이 가시화됨에 따라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도 상반된 시각이 제시되고 있다. EU 탈퇴 이후 영국이 훨씬 더 번영할 것이라는 의견과 쉽지 않은 과도기를 거쳐야 할 것이라는 전망,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모두 존재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경제 상황 시나리오에 대한 세 가지 전망을 23일 전했다.

▶브렉시트 YES…영국 번영할 것=영국이 브렉시트에 따른 변화를 단기간에 극복하고 EU 내부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경제적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디프 경영대학원의 패트릭 민포드 교수는 “브렉시트는 보호주의에 입각해 많은 것을 제한하는 EU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중대한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고, EU를 탈퇴함으로써 영국은 입맛에 맞는 자유 무역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같이 브렉시트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영국이 독자적으로 무역 관계를 맺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몸집이 큰 EU에서 벗어나 훨씬 더 민첩하게 제3국과 경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고 파운드화를 사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도 비관적 전망과 달리 영국 금융계는 호황을 누렸다며 브렉시트의 결과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료=www.foodmanufacture.co.uk]
[자료=www.foodmanufacture.co.uk]

▶다양한 문제 산재한 과도기 견뎌야=안정기가 찾아온 이후 상황은 차치하고 우선 여러 장애물을 극복해야 할 과도기에 초점을 맞추는 전문가들도 있다.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영국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노르웨이나 스위스 등 EU에 속한 적이 없는 국가들도 안정된 경제를 누리고 있다며 브렉시트 자체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지만 이행기에 찾아올 불안정함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볼테라 파트너스의 브리짓 로즈웰 선임 자문가는 장기적으로는 브렉시트가 영국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과도기의) 불안정함과 정치적 분규는 변화를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크레딧 스위스의 네빌 힐은 “명확한 경제적 위험을 고려할 때 시장은 손실을 막기 위해 대규모 자본 유입에 대해 상당한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는 파운드화와 영국 자산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브렉시트 발생 직후에는 불안감이 큰 만큼 투자가 줄어들 것이며 이것이 낮은 성장률, 낮은 생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오픈 유럽의 라울 러파렐은 “해외직접투자(FDI)가 축소돼 잠재적, 기술적 혜택을 잃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도기가 생각보다 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찰리 빈 전 영국은행(BOE) 부총재는 “영국 기업들의 EU 시장 진입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투자에 대한 브렉시트의 영향력이 몇 년에 걸쳐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NO…영국 경제 난관 봉착할 것=시간이 얼마나 지나는가와 관계없이 브렉시트는 경제적으로 무조건 손해라는 주장도 나온다.

우선 물자와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 등 EU 회원국으로서 누리던 경제적 이점이 사라지는 데 대한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애널리티컬리 드라이븐의 레베카 드라이버는 “자유 무역은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묶여 있는 것과 결코 같을 수 없다”면서 “한 상품에 200페이지가 넘는 원산지 규정을  따라야 하는 등 특히 중소기업들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영국이 단일국으로서 갖는 지위는 EU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이 누구와의 무역 협상을 더 선호할지 생각해 보라”며 “영국일까 EU일까. 맺을 수 있는 경제 협력 관계의 수가 한정적이라면 어떤 시장을 택하겠나”고 말했다.

시티그룹의 마이클 사운더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악화돼 수출 실적이 나빠질 것이고, 잠재 성장률도 낮아질 것이며 이민자 감소로 소비자 지출도 줄어들 것이고, 투자 감소가 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결국 정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에 따라 세금 인상과 공공 지출 감소를 낳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관적 시각을 뒷받침하는 분석 결과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3일 국제금융업계에 따르면 독일 연구기관 베텔스만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2030년까지 2014년 기준 영국 GDP의 14%인 최대 3130억 유로(약 427조4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도 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 발생 시 영국 GDP는 앞으로 10년간 매년 최대 1% 가량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와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들도 잇따라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영국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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