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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천‘판도라 상자’열리다] 여는‘質’vs 야는‘數’…드러난‘공천色’
새누리‘양반집 도련님’‘월급쟁이’의원 골라내고…더민주는‘컷오프 20%’명단 공개


‘컷오프 20%’ vs ‘양반집 도련님’.

23일을 기점으로 여야 공천전쟁의 색(色)이 한층 명확해졌다. 더민주는 이날 컷오프 20% 명단을 담은 ‘판도라 상자’를 열었다. 예외 없이 숫자에 맞춰 물갈이하겠다는 선언이다. 새누리당은 ‘숫자’ 대신 ‘질(質)’을 앞세웠다. 수도권 후보자 면접을 마친 새누리당은 이날 1차 분류 작업에 돌입했다. ‘양반집 도련님’, ‘월급쟁이’의원을 골라내겠다는 게 새누리당의 전략이다. 숫자냐 질이냐. 여야의 엇갈린 물갈이론이다.

더민주는 이날 새벽부터 숨 가쁘게 돌아갔다. 마치 국가 일급비밀’처럼 보관해 둔 ‘20% 컷오프’ 명단을 확인하는 작업 때문이다.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집을 나섰다. 그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보완도 철저했고 엄정하게 (컷오프 공개를)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더민주는 컷오프 대상자를 이동식저장디스크(USB) 2개로 나눠 하나는 당 총무국 소형 금고에, 또 다른 하나는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위원장 개인 은행금고에 보관해뒀다. USB 하나론 명단을 알 수 없다. 암호화된 명단은 2개의 USB를 합쳐야만 확인이 가능하다.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 조 위원장은 이날 은행 개점 시간에 맞춰 은행 금고에 보관된 USB를 회수했다. 그는 “가장 안전한 보관처를 고민하다가 은행금고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여의도 더민주 당사를 찾았다. 당사 역시 오전 내내 긴장감이 팽배했다. 컷오프 명단은 곧 ‘살생부’다.

더민주는 명단 공개를 기점으로 물갈이에 본격 착수한다. 이날 확인한 20% 컷오프 의원은 물론, 컷오프를 통과한 3선 이상 중진의원 50%, 재선 이하 의원 30%를 정밀심사해 추가 물갈이 대상자로 삼기로 했다. 확연히 드러나는 정량적 물갈이로 총선 민심을 잡겠다는 게 더민주의 전략이다.

국민공천제를 천명한 새누리당은 숫자 자체가 불가능하다. 대신 새누리당은 질적 평가에 주력하고 있다. 전날까지 수도권 공천 후보자 면접심사를 마친 새누리당은 이날 부적격자 선별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면접에서도 현역 의원은 물론 당 지도부까지 모두 면접에 참여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양반집 도련님”, “월급쟁이”를 선별하겠다고 공언했다. 심층 면접과 이날 이어지는 선별 작업도 그 연장선이다.

이 위원장은 면접심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가 정량적인 컷오프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 “왜요 우리도 날려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야당은 19대 국회에서 엄청나게 국정 발목을 잡고,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니 몇 퍼센트로 교체하는 건 당연하지만 우린 종류가 좀 다르다”며 “우린 개별 자격 심사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수도권 지역 심사를 거친 뒤 24일에는 충청권 공천 신청자 면접을 이어간다. 새누리당 면접 심사에서 가장 큰 관건은 영남권이다. 여당 텃밭인 만큼 경선 통과가 곧 당선과 사실상 직결되는 지역이다. 경선 열기도 그 어느 지역보다 뜨겁다. 물갈이에 대한 반발도 계파 간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한 지역도 영남권이다. 새누리당 질적 물갈이론의 분수령도 영남권에서 판가름될 전망이다.

김상수ㆍ장필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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