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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통신 인수합병은 대세”
마가렛 베스타거 EC집행위원
“콘텐츠 독점 가능성은 체크를”


“통신 분야의 동종, 또 이종간 다양한 인수합병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통신사간, 또 통신사와 이종 ICT 업체와 다양한 합병 문제를 다루고 있는 마가렛 베스타거(Margrethe Vestager) EC(European Commission)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전망한 향후 통신과 콘텐츠 시장의 흐름이다.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23일 서면 인터뷰에서 유럽연합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통신사간, 또 통신사와 이종 산업간 인수ㆍ합병(M&A) 및 결합에 대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통신 분야에서 ‘이동통신사 간의 수평적 합병’, ‘이동통신사와 케이블 TV 업체간의 융합 합병’, ‘통신과 미디어간의 종적 합병’ 등 여러 M&A 트렌드를 보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트렌드가 계속 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신과 미디어 등 이종 업체 간 결합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통신과 미디어 회사는 일반적으로 직접적인 경쟁자가 아니다”며 “기업 합병에 따른 경쟁 소멸 여부를 조사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SK텔레콤(통신사)와 CJ헬로비전(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합병과 같은 M&A의 경우 통신 시장의 경쟁 제한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M&A가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경쟁 관계가 아닌 회사 간의 합병은 효율과 경쟁촉진을 가져오고, 저렴한 가격과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상품 개발을 리드할 수 있다”며 “소비자는 결합상품을 구매할 때 저렴한 가격이라는 효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콘텐츠의 독점 가능성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미디어 회사가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동통신사가 배분 서비스를 하는 식의 종적인 관계가 생기고, 소비자의 접근성이 제한되거나 지배력 강화가 우려된다면 그 리스크는 조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벨기에에서 케이블TV 업체가 한 방송사를 인수했을 때, 이 TV 채널을 다른 유선방송사업자에게도 공평하게 제공토록 부가 조건을 달게 한 경우를 예로 들기도 했다.

2013년 영국 이동통신 업체 보다폰과 독일 최대 케이블TV 업체 카벨 도이치란드 간 M&A의 사례도 구체적으로 전했다.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강력한 융합 플레이어를 만들어 냈다”며 “당시 우리 조사 결과 두 회사의 합병에서 사업간 겹치는 부분도 제한적이고, 특히 경쟁을 제한한다는 증거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합병한 두 회사가 인프라를 바탕으로 더 매력적인 결합상품을 제공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는 말이다.

한편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EC의 경쟁담당기관은 유럽 내 각 국가들과 긴밀하가 협업하면서도 완벽한 독립 기구로 합병 및 경쟁 침해 케이스를 심사하는 기구다. 마가렛 베스타거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 곳에서 카르텔 및 대기업의 지배력 남용과 인수합병에 따른 경쟁 저해 여부 조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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