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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에…미술품 경매큰손도 잠잠
피카소作 저가낙찰 등 거래한파


세계적 걸작이 오고 가는 미술품 경매 시장이 불황을 맞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라 한 때 경매 큰 손이었던 신흥국의 수요도 가라앉았고, 경매에 오를 걸작이 예전만큼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경매 회사들은 타개책 마련에 분주하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아예 팔리지 않거나, 낙찰 예상가에 미치지 못하거나, 예상가를 겨우 넘겨 판매되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림 경매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지표다.

이달 초 소더비 경매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1935년 작 ‘여성의 얼굴’은 낙찰 수수료를 포함해 1890만파운드에 팔렸다. 직전 소유주가 지난 2013년 경매에서 약 두 배인 3990만달러에 샀던 그림이었다. 수수료를 빼면 1670만파운드에 거래가 성사돼 예상 낙찰가 1600만~2000만파운드 범위에도 겨우 포함됐다.

클로드 모네의 1908년 작품 ‘산조르조 마조레에서 본 총독궁’은 최저 예상가 1200만파운드에 미치지 못하는 1020만파운드에 낙찰됐고, 앙리 마티스의 ‘피아노 레슨’ 낙찰가 역시 예상가 범위 하단인 1200만 파운드에 한참 미달하는 950만파운드에 머물렀다.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의 경매 시장 큰 손들이 주춤거리자 시장은 빠르게 침체됐다. 증시와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재정적 부담이 높아진 탓이다.

한 때 미술품 경매 시장 ‘붐’을 일으켰던 것도 이들인 만큼 타격은 컸다. 소더비사의 경우 지난 2014년 기준 10억달러(약 1조2301억원)이상의 작품을 중국인 구매자들에게 팔았다. 크리스티 또한 북경과 뭄바이, 두바이 등지에서의 매출이 이전에 비해 확대된 터였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해 크리스티 매출액이 48억파운드로 전년보다 5% 감소했고, 소더비 역시 순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중국 경제성장률이 6.9%로 둔화된 것이 경매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관심도가 높은 작품들이 예전만큼 등장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FT는 모네부터 피카소,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까지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나 현대의 명작들이 경매에 나타나는 빈도가 줄어든 것도 경매사 매출을 끌어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수요과 공급이 모두 미술품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런티’는 경매사의 부담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개런티는 작품 판매 위탁자에게 낙찰가와 관계없이 최소한 일정 금액은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는 것과,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을 시 제3자에게 작품 판매를 약속하는 방식 모두를 포함한다. 낙찰가가 예상에 비해 지나치게 낮거나 작품이 팔리지 않을 경우 경매사는 본전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리사 쉬프 미술품 자문가는 “성공적인 작품 판매를 위한 혁신적인 메커니즘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꼭 경매사들에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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