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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증 재발, 마음 약한 탓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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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과 함병주 교수팀, 유전적ㆍ뇌신경학적 기전 밝혀
- 뇌신경 유전자 기능 저하, 전전두엽-후두엽 피질두께도 얇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국내 연구팀이 재발성 우울증의 유전적, 뇌신경학적 기전을 밝혀내 우울증이 재발하는 환자들의 유전 및 뇌기질적인 취약성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함병주 교수팀(나경세 가천의대 교수, 김현 고려대 의대 교수)은 후성유전학과 뇌영상분석기법을 결합해 연구한 논문 ‘재발성 주요우울장애에서 뇌유래신경영양인자 메틸화와 피질두께’에서 재발성 우울증의 기전을 밝혀냈다.

[사진출처=123RF]

논문에 따르면 18세부터 65세까지 재발성 우울증 성인 환자 65명과 나이, 성별이 비슷한 대조군 65명을 비교한 결과, 재발성 우울증 환자들이 정상군에 비해 뇌신경 세포를 성장시키는 단백질중 하나인 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이하 BDNF)의 메틸화(methylation)가 상당히 높아져 있었다.

또 전전두엽과 후두엽 영역의 피질 두께도 더 얇았다. 특히 BDNF 메틸화가 높을수록 전전두엽-후두엽 영역의 피질 두께가 더욱 얇아지는 역상관성을 나타냈다.

그동안 우울증 환자가 적절한 치료로 금방 회복되는 것과 달리 재발성 우울증 환자는 상대적으로 우울증 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낮고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 그 원인에 대한 연구가 지속돼 왔다.

함 교수팀은 뇌안에서 작용하며 뉴런의 재생을 촉진시키고 뉴런과 뉴런 사이를 유연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정신질환 발병과 진행을 억제하고 치료효과를 증진시키는 BDNF에 주목했다.


우울증 재발환자 뇌지도.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메틸화와 상관관계를 나타낸 영역

이 BDNF가 메틸화되면 뇌신경 유전자의 기능부전으로 뇌에서 제대로 생산 분비되지 못하고 그 보호작용이 약해진다. 이에 따라우울증의 발병, 진행을 가속화시키고, 치료를 더디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함 교수는 “우울증 재발은 개인의 의지나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유전적ㆍ뇌신경학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요인이 원인임이 이번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며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우울증을 단지 마음의 감기와 같은 가벼운 정도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지난 15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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