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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4세 경영시대] 난제에 둘러싸인 박정원 두산그룹 차기 회장… 위기 정면돌파한다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두산그룹은 4세 경영시대를 열었지만 마냥 화색이 도는 상황은 아니다. 그룹 안팎을 둘러싼 난제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최근 몇 년 전부터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새 총수의 시급한 과제다 . 
두산그룹은 지난 2일 열린 ㈜두산 이사회에서 박용만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박정원 회장은 이날 ㈜두산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됐다. 두산그룹에서는 관례상 지주사인 ㈜두산 이사회 의장이 그룹 회장직을 수행한다.

두산그룹은 1896년 서울 종로에 문을 연 ‘박승직 상점’이 모태다. 그동안 그룹운영은 ‘형제 경영’의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 박승직 창업주의 장남인 박두병 초대회장이 그룹의 토대를 닦았고, 그의 다섯 아들이 차례로 회장직을 이어받아 경영했다. 3세 중 맏형인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회장이 총수직을 승계하면서 장자경영시대로 접어들게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세대교체를 두산 주요 계열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두산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구조를 바꿔 성장판을 마련한 기업이다. 두산의 시발점은 주류사업이다. 두산은 한때 OB맥주, 코카콜라, 네슬레 등 소비재 기업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경영난을 겪은 이후 중공업 위주로 사업포트폴리오로 재편했다. 2000년대 초반 한국중공업과 고려산업개발,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해 현재 두산인프라코어ㆍ두산중공업ㆍ두산엔진 등 기계ㆍ중공업 계열의 진용을 갖췄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도 전에 악재는 다시 찾아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휘청이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경제 침체 장기화되고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두산그룹의 주력사업인 건설사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주회사인 ㈜두산과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나란히 1조7000억원대 순손실을 냈다. 건설 장비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4%나 감소했다. 두산건설과 선박 엔진 업체인 두산엔진도 각각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박 회장은 취임 직후 주력 계열사를 정상궤도에 다시 올리는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구조조정을 거쳐 재무 건전성을 서둘러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두산인프라코어의 소형건설장비 자회사인 두산밥캣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현재 연내 한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두산 측은 우량 자회사인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본격화될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의 성공적 안착도 큰 과제다.

그룹 안팎에서 박 회장은 ‘승부사’로 통한다. 박회장은 1985년 두산산업(현 ㈜두산 글로넷BU)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현장을 두루거치면서 잔뼈가 굵어졌다. 1999년 두산 부사장으로 상사BG를 맡은 뒤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익 사업 위주로 과감히 정리해 취임 이듬해인 2000년에 매출액을 30% 이상 끌어올린 바 있다.

박 회장은 두산 지주부문 회장으로서 2014년 연료전지 사업, 2015년 면세점 사업 진출 등 그룹의 주요 결정 및 사업 추진에 핵심역할을 한 바있다.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2년 만에 수주 5870여억원을 올리는 등 두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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