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북한은 왜 한미 연합훈련에 학을 뗄까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대해 연일 내놓는 논평 수준이 점입가경이다.

군 당국자들은 “표현 수준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북한이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에 나서고,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2월 7일 또 다시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동북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면에 기인한 바가 크다.

또한 현재 한국 전역에는 미군의 최첨단 전략자산과 병력들이 속속 추가 전개되며 준전시와 다를 바 없는 강도 높은 군사 훈련태셍에 돌입하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한국과 미국의 연합 전력에 대한 공포심이 극에 달해 있는 상태다.

즉, 동북아 위기감이 극도로 고조된 상황에서 한미 연합군과 북한군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과 미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지만, 북한군의 공포심 역시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작고 겁이 많은 강아지일수록 요란하게 짖어댄다”며 “성명이나 통신, 방송 등을 통해 과도한 표현을 하는 것은 그만큼 공포에 질려 있다는 의미로 봐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매년 3~4월 연례적으로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에 즈음해 극도의 신경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미 연합군이 긴밀한 공조 하에 훈련하고 있다. [자료사진=육군본부 제공]

그 이유는 먼저 북한의 과거 경험에서 찾을 수 있다.

6.25 전쟁 당시 미국이 유엔군을 이끌고 참전하면서 전세가 완전 역전돼 미군에 대한 경계심이 특히 높다. 미군은 이후 인천상륙작전 등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북한군의 전력을 무너뜨리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매년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은 당시의 기억을 북한군에게 고스란히 상기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미군으로부터 뼈아프게 당한 과거 기억을 쉽게 지울 수 없을 것”이라며 “특히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는 3월을 전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연합훈련 시즌에는 주한미군이 최고의 군사대비태세로 북한을 정조준하는 한편, 미 본토의 정예전력이 대거 한반도로 전개된다.

마치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을 괴멸 상태에 빠지게 했던 구도가 오늘날 그대로 재현되는 것에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미 연합전력이 해마다 긴밀한 공조 하에 훈련을 진행하면서 연합작전 수행 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도 북한군에게는 경계의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해야만 하는 북한 수뇌부로서는 한미 연합훈련 그 자체가 군사적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된다.

북한은 유류나 전력 등 기본적인 에너지 문제도 수월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맞대응하기 위해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잠수함 작전을 전개하는 등 활동에 들어가다 보면, 예상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들이게 돼 그로 인한 손실도 큰 것으로 파악된다.

유류는 물론, 물자, 무기, 인원 등을 동원하며 소요되는 경비를 감당하기에도 벅찰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사회가 북한의 해외 금융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사상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채택하면서 올해 북한군은 전보다 한층 더 한미 연합훈련에 예민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