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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 미술관이라는 무대의 진짜 주인공 -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한국미술관협회장
“미술관에 이렇게 다양한 직업군이 있는 줄 몰랐어요.”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미술관 진로탐색프로그램에 참여한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이런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보통사람들은 누가 미술관에서 근무하는지 또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미술관이라는 화려한 무대 뒤를 들여다보거나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술관에서 일하는 전문인력들은 일반적으로 학예사라라고 부른다.

학예사 중에는 전시에 대한 전반적인 기획총괄을 맡은 큐레이터(Curator), 미술교육과정의 콘텐츠 개발 및 강의를 진행하는 에듀케이터 (Educator) , 미술품 보존수복 전문가인 컨서베이터 (Conservator), 기록물관리 전문가인 아키비스트(archivist ), 소장품 기록, 보존 및 수장고를 관리하는 레지스트라(Registrar), 전시공간 디스플레이연출가인 전시디자이너 (Exhibition Designer) 등이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전문인력들이 국내 모든 미술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미술관 역사는 문화선진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다. 불과 50년이 되지 않는다. 국내 유일한 국립미술관과 대표사립미술관인 리움 미술관 정도가 다양한 전문직을 채용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술관의 꽃으로도 불리는 큐레이터와 에듀케이터는 대부분의 미술관에 배치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관객들이 이 들을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도 마련되었다.

한국미술관협회는 2016년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중심으로 ‘큐레이터의 해설이 있는 미술관’ ‘에듀케이터의 해설이 있는 미술관’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운영한다.

협회 소속 사립미술관의 큐레이터와 에듀케이터가 무대 주인공이 되어 생생한 미술현장 이야기를 들려주는 관객서비스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면 큐레이터는 자신들이 하는 일이 영화감독이나 PD와 유사하며 전시라는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겪는 다양한 일화와 전시주제 선정, 배우에 해당되는 예술가들을 섭외하는 노하우 등을 직접 소개한다. 한편 미술관이라는 학교에서 관객들을 가르치는 교사에 해당되는 에듀케이터는 주요 학습내용인 자유학기제나 진로탐색, 창의성 연계 교육체험프로그램, 직장인, 주부,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미술감상법을 참여자와 함께 진행하는 시간을 갖는다.

사립미술관들이 큐레이터와 에듀케이터가 참여하는 사업을 의욕적으로 선보이는 목적은 관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을 새롭게 인식시키기 위해서다. 무대 주인공들을 가장 기쁘게 하는 것은 관객의 박수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큐레이터와 에듀케이터에게 데이트 신청할 관객들이 줄지어 미술관으로 입장하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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