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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건설한류 50年 ①]짓고 떠나지 않는다…안전문화 씨앗 뿌리기
[하노이(베트남)=홍성원 기자]연평균 5~7%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구 9400만여명의 베트남엔 대중문화 한류만 있는 게 아니다. 현대건설이 1966년 메콩강 하류 준설공사를 계기로 이 나라에 첫 진출한지 올해로 꼭 50년이 되는데, ‘건설한류’라고 불러도 될 만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각종 발전소 등 인프라ㆍ건축을 비롯해 한국에서도 아파트 분야 메가 브랜드인 ‘힐스테이트’가 하노이 외곽 신도시에 들어서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약 580억 달러의 외자(外資)를 유치해 교통ㆍ에너지ㆍ지역개발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들의 마음을 훔치면, 경제 가치는 자연스럽게 따라 오는 법. 현대건설은 베트남에서 단순히 돈을 버는 데만 그치지 않고 문화를 전파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인다. 건설안전에 대한 인식을 베트남인에게 심기 위해 현지 전문대학에 건설안전학교를 세운 게 대표적이다. 베트남에 ‘희망의 빛’을 전파하고 있는 이 회사의 활동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현대건설이 베트남에서 완공한 공사 현황.

지난 9일 베트남 하노이 중심부에서 차로 15분 가량 달려 도착한 하노이 공업전문대학. 이 곳엔 현대건설과 현대자동차,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지난달 완공한 ‘현대ㆍ코이카 드림센터’가 있다. 기존 건물 2개 동을 개보수해 건설안전학교와 자동차정비기술학교를 만들었다. 현대차그룹으로선 이 드림센터는 전 세계 4번째이자, 현대건설과 현대차가 컬래버레이션(협업)을 한 첫 사례다. 건설사로선 처음으로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조화시키는 공유가치창출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건설안전학교는 이달 말부터 단기 3개월(총 60시간) 과정으로 건설전문대학 학생 300명(연간)을 대상으로 교육을 한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인명사고를 줄이기 위해 베트남 대학 안에 최초로 안전교육장이 마련된 것이다. 실습 기자재부터 커리큘럼까지 현대건설이 지원했다. 현지 관계자는 “베트남 곳곳에서 고층 빌딩 건설 공사가 이뤄지는데, 사람들은 빌딩이 완성될 때마다 ‘저기선 몇 명이 죽었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할 정도로 안전 개념이 미약한데, 현대건설은 이걸 개선해야 한다고 본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건설의 베트남 현장현황.

실습장은 꼭 필요한 기자재들로 구성돼 있다. 안전모 테스트, 안전화 착용의 중요성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기초ㆍ실습ㆍ심화 3개부문의 10개 체험과정이 있다. 1개 반에 50명 정원이다.

이 학교 기계학과에 다니는 안 투웬(20)씨는 “베트남엔 실습 위주로 건설 안전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는 데가 없다”며 “앞으로 우리가 취업해서도 예기치 않은 사고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베트남 하노이시에 있는 하노이공업전문대학 안에서 이달 말부터 운영하게 될 건설안전학교 전경.

국제아동후원단체의 한국지부격인 플랜코리아의 최윤성 과장은 “베트남인들은 안전을 책으로만 배웠는데 실습을 과정 중에 넣은 것”이라며 “현대건설과 현대자동차가 함께 하는 것도 굉장히 특화된 사업이라고 본다”고 했다.

건설안전학교 바로 옆에 있는 자동차정비기술학교도 베트남 청년들에게 큰 관심을 얻고 있다. 1학기 학비가 400달러로, 현지 기준으로 꽤 비싸지만 베트남인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입학을 원하는 걸로 전해졌다. 현대차 측은 애초 24개월 혹은 36개월로 이뤄진 교육과정을 18개월로 줄였다.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는 학생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걸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최윤성 과장은 “베트남 직업훈련의 문제는 취업을 해도 실제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이 곳에서 정비를 배우면 중간에 기업 인턴으로도 일하며 현장을 경험할 수 있게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공업전문대학 학생들이 현대건설이 제공한 실습자재와 커리큘럼을 사전에 시험해보고 있다. 한 학생이 안전모가 현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험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차는 교육 수료자 가운데 우수 인력은 현대건설의 베트남ㆍ동남아ㆍ중동지역 현장과 현대차 현지 자동차정비센터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 50년을 맞아 단순히 공사만 수행하는 ‘발주처-공사 수행자’라는 일회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베트남 사회의 발전을 견인하고 질적도약을 함께 일궈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상생모델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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