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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는 車의 미래다”…2040년엔 신차 3대 중 1대가 전기차
[헤럴드경제=유재훈ㆍ정태일 기자] 친환경차의 정점이자 끝판왕인 전기차가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유가 기조에 친환경차들이 유탄을 맞아 당장은 판매 증가세가 눈에 띄지 않지만, 친환경차의 득세는 시간문제다.

폴크스바겐의 디젤스캔들과 함께 지난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은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질 수 밖에 없음을 예고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기존 교토의정서의 2차 공약기간이 종료되는 4년뒤인 오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 파리협약에 맞춰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팔을 걷어부쳤다.

이와 함께 자동차의 매연 배출 절감과 연비 향상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2020년까지 평균연비를 23% 강화하고, 유럽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7% 줄일 것을 규정했다. 우리 정부 역시 연비 기준을 지금보다 43%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차, 특히 매연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 1일 스위스에서 개최된 제네바 모터쇼는 이를 반영하듯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들고나온 전기차들의 향연으로 펼쳐졌다.

현대자동차의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비롯한 친환경차 3개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고, 닛산의 대표적 전기차인 ‘리프’는 주행거리를 2배로 늘린 신형 모델이 모습을 드러냈다.

각국 정부의 지원과 자동차 업체들의 개발 총력전 속에 전기차 시장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의 뉴에너지 파이낸스가 내놓은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오는 2040년이면 전기차 판매량이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은 전기차의 글로벌 판매 비중이 지난해 기준 1% 수준인 130만대에 불과하지만, 2020년께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디젤.가솔린 차량보다 전기차가 더 경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 등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격이 지난해에만 35% 하락하는등 전기차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하면서 향후 6년 이내에 전기차 가격이 휘발유 차량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도 보고 있다.

현재 친환경차 시장은 하이브리드카가 이끌고 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순수전기차 등 다른 유형의 친환경차 비중이 점차 커질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하이브리드카의 판매 감소가 두드러진 반면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약진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작년 하이브리드카 글로벌 판매량은 146만3000대로 전년도(165만5000대) 대비 11.6% 감소했다.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반대로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중국과 유럽에서의 정책 지원과 최대 볼륨차급에서의 신차 효과로 각각 73%와 88% 증가했다. 이에 전체 친환경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 비중은 2014년 대비 작년 84.8%에서 73.4%로 줄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6.3%에서 11.5%, 전기차는 8.9%에서 15%로 비중이 높아졌다.

이 같은 변화는 올해 이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올해 유형별 예상 판매 증가율을 보면 하이브리드카가 9.5%로 가장 낮고 이어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17.3%, 전기차가 60%로 가장 높아 올해 전기차의 비약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나아가 내년 이후로는 전기차의 보급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은 2018년 ZEV(탄소무배출차의무판매) 적용 업체를 확대해 전기차 의무판매 물량을 증대할 계획이다. 특히 여기에 하이브리드카 판매 물량이 제외돼 전기차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한 전기차 등의 신에너지차 구매자 대상에만 보조금을 지급 중이다. 향후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신에너지차 의무판매비율을 지정하고 여기에 미치지 못하면 구매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도 2020년 이산화탄소 평균배출량 규제 강화에 앞서 내년 실도로배출가스측정 및 신규배출가스측정방식 도입을 확정해 전기차 보급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처럼 전기차로의 ‘대전환’이 예고되는 상황에 우리 정부도 올해 전기차 보급 지원을 위한 예산을 전년도 3000대에서 7900대로 확대 배정했다. 이처럼 정부는 전기차 지원을 계속해 2020년에는 최대 20만대 규모의 전기차 시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같은 해 500만대까지 전기차 생산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운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밀리는 규모다. 물론 중국이 내수 중심으로 이 같은 목표를 잡고 있지만 갈수록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생산능력만 놓고 볼 때 우리가 전기차 경쟁력에서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한번 충전으로 걱정 없이 오래 갈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쉽고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하는 등 질과 인프라 측면에서 전기차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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