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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료야, 술이야…‘탄산주’ 열풍 심상찮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올해의 술은 ‘탄산주’다. 지난해에 과일맛이 나는 리큐르형 소주인 과일소주가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올해는 탄산주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탄산주는 5도가 채 안 될 정도로 도수가 낮고, 달콤한 맛에 톡 쏘는 탄산까지 들어있어 음료수처럼 마실 수 있는 신개념 주류다. 일각에서는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음료수처럼 쉽게 음용하는 것이 지나친 과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탄산주 열풍은 논란을 잠재울 정도로 굳건하다. 그 열풍의 선두에는 탄산소주인 ‘부라더소다’가 있다. 보해양조에서 지난해 출시한 부라더소다는 얼핏 맛을 보면 사이다 내지는 밀크소다로 착각할 정도의 맛을 낸다. 톡 쏘는 탄산에 가려서 3도의 도수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해 외식업체에서 먼저 인기를 끌다 10월께 편의점에 들어왔고, 올해 들어서는 대형마트까지 진출했다. 젊은 소비자들, 특히 여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딸기맛 제품인 ‘부라더소다 딸기라 알딸딸’을 계절 한정판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부라더소다’ 이전에 출시된 ‘아이싱’도 탄산 막걸리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여기에 최근 출시된 탄산 매실주인 ‘설중매 매실소다’ 등도 탄산주의 인기를 보태고 있다.

탄산주의 인기는 매출로도 확인되고 있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CU에서의 지난달 탄산주 매출은 지난해 10월보다 58.3% 높아졌다. 지난해 12월께만 해도 10월보다 26.1% 가량 매출이 올랐다가 지난달에는 58.3%까지로 올라왔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에서도 지난 1월 탄산주 매출이 지난해 10월에 비해 70.3%나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올해 탄산막걸리 ‘아이싱’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25% 가량 올랐다.

탄산주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보니 신제품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1일 신제품 ‘이슬톡톡’을 출시한다. 이 제품은 알코올 도수가 3도인 복숭아맛 탄산주다. 술자리를 가볍게 즐기려는 젊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해, 화이트와인을 기본으로 하고 복숭아 향과 탄산을 첨가해 만들었다.

홈플러스는 1960~1970년대 서민들의 하루 피로를 풀어줬던 혼합주인 ‘막사이다’에서 착안한 천연탄산 생막걸리 ‘막’사이’를 15일 출시했다. 막사이다는 막걸리와 사이다를 섞은 것으로, 2000년대 중반에 ‘막소사(막걸리+소주+사이다)’로 잠시 부활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8일간의 발효 및 저온숙성을 거쳐 풍부한 천연 탄산을 살린 ‘막’사이’를 만들었다. 이 제품의 알코올 도수는 6도로, 최근 저도주 인기, 복고 트렌드 등을 고려해 출시한 제품이다.

탄산주 출시 경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탄산주의 인기에 대해서는 과일소주와 비슷하게 한 때 반짝하는 트렌드일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무엇보다 탄산주는 ‘20~30대 여성’이라는 타깃층이 견고하다. 반대로 보자면 이 타깃층을 벗어난 이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산주는 과일소주보다도 더 타깃이 좁다”며 “여성들에게는 한창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 인기가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산주의 인기는 ‘한 때’에 그칠지라도 저도주 유행은 한 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일본의 트렌드처럼 식사를 하면서 입가심처럼 가벼운 도수의 술을 즐기거나, 술자리를 갖더라도 가벼운 술로 끝내는 일이 많다”며 “술도 맛과 분위기에 맞게 적당히 즐기고 헤어지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저도주 트렌드는 오래갈 것 같다”고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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