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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주택 인기몰이 중] 40대‘나만의 똑똑한 집’에 꽂히다
은평 진관동 주택필지 분양결과
매입자 68명 중 31명이 40대
단독주택시장 ‘큰손’ 부상 눈길
선호배경은 임대수익·내집마련
부산 경우 경쟁률 최고 6234대1


단독주택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해 단독주택 거래가 13만건으로 2006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 들어 LH공사 등이 분양한 단독주택 용지도 수백대의 1의 높은 경쟁률로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단독주택 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은 40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가 부동산 수요의 한 축을 형성하면서 단독주택의 인기를 견인할 것이란 기존 전망과 다른 결과여서 주목된다.

서울시 SH공사가 은평구 진관동 일대에서 공급 중인 단독주택 용지의 매입자는 은퇴와는 거리가 먼 30ㆍ40대가 절반을 넘는다.
경기도시공사가 민간참여 공동개발로 가평에서 선보인 154가구의 전원주거단지 ‘북한강 동연재’의 모습. 현재 30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16일 SH공사에 따르면 전체 101 필지 가운데 71필지가 팔렸다. 이 가운데 단체와 기업이 산 3필지를 제외하고 개인 매입자는 68명이다. 이들의 연령대를 보면 40대가 31명(45.6%)으로 가장 많다. 이어 50대 14명(20.6%), 60대 13명(19.1%) 순이었다. 30대도 6명(8.8%)이나 됐다. 이 구역은 쾌적한 북한산 자락에 위치하며 인근에 한옥마을이 조성 중이어서 은퇴세대에게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필지 당 공급면적은 330㎡(100평). 건축비(토지 3.3㎡당 400~500만원)는 별도며, 토지 평가액만 6억9000만~7억7000만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인데다 건축용도가 2층짜리 단독주택으로 제한적인 데도 30ㆍ40대가 대거 몰렸다.

거주지역별로 보면 은평구가 26명(38.2%)으로 가장 많다. 마포구(6명), 경기 고양(5명), 종로구(3명) 등 인접지역 거주자의 선호도가 뚜렷했다.

경기도시공사가 민간참여 공동개발사업으로 경기도 가평군 달전리에 조성 중인 ‘북한강 동연재’도 젊은 층에 적잖게 팔렸다. 북한산 동연재는 총 154가구의 전원주거단지로서 남이섬과 자라섬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단지 중앙에 카페ㆍ게스트하우스ㆍ멀티룸이 들어서고 24시간 유인경비시스템을 갖추는 등 웬만한 아파트 못지 않은 공동시설을 자랑한다. 가격은 서울 34평 전세값 수준(3억~4억원대)이다.

시공사인 드림사이트코리아의 이광훈 대표는 “1단계(56가구) 분양율이 80%를 넘었으며 30~40대 입주자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해 최근 교외 단독주택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단계(61가구)는 올 상반기 중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롯데건설이 인천 청라국제도시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장에 선보인 단독주택 용지(청라 더 카운티 1차) 계약자 성향도 이와 비슷하다. 청라 더 카운티는 골프웨이와 호수를 조망하며 여유로운 전원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단지로, 일주일만에 완판돼 화제를 모았던 곳이다. 롯데건설이 계약자 99명을 분석한 결과 50대(58%)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40대(31%)였다. 30대는 4%였다. 거주지역은 청라(29%), 인천 기타(18%), 송도(8%), 인천서구(3%) 등 인근지역이 절반을 넘었다.

30ㆍ40대 사이에서 단독주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배경은 복합적이다. 수도권 전세난에 지친 젊은 층이 삶의 질을 추구해 외곽의 단독주택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장 큰 이유로는 수익성이 꼽힌다. 단독주택은 1~2층에 세를 놓을 수 있으므로, 임대수익과 내집마련 기회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실제 LH공사가 15일 부산 명지 지구의 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 85필지에 대해 추첨한 결과 평균경쟁률은 615대 1, 최고경쟁률은 6234대 1에 달했다. 1층에 상가를 입점시킬 수 있는 조건이어서 신청자가 무려 5만2300명이 몰렸다. 지난해 11월 김해진영 단독택지 3필지의 경쟁률도 140대 1로 높았다.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대지지분이 높은 단독주택, 상가 등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사전문위원은 “단독주택은 이미 수익형부동산화하고 있다”며 “단독주택 용지에 프리미엄(웃돈)이 1억~2억원 형성되고, 교통ㆍ교육ㆍ병원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에선 월세 임대 수요가 많아, 젊은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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