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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이 바뀐다]주주앞에 머리숙인 대기업...주주 친화경영 강화한다
[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대기업들이 주주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주주권익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례없던 진풍경이다. 경기부진의 여파로 주가가 하락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주주이익을 고려해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경영진의 책임 의식이 반영된 것도 물론이다.

지난 11일 54개 기업이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본격적인 시즌 개막에 들어간 올해 정기주총은 오는 18일 절정에 이른다. SK㈜, SK텔레콤 등 SK 계열사와 LG전자, LG화학 등 LG 주력 계열사들이 주총을 여는 등 모두 333개 기업이 정기주총을 열 계획이다.

▶주주에 머리 조아린 대기업=최고경영자(CEO)들이 주주앞에 머리를 숙였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대표적이다. 권 회장은 지난 11일 정기주총에서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주총회장 입구까지 나와 일일이 주주들을 맞으며 악수했다. 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여파로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사과와 감사의 표현이었다. 포스코 창사이래 이런 광경이 연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고경영자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권 회장은 이날 주주 앞에서 올해도 1조원의 경비를 줄이는 등 경영쇄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작년에 5000억원 가량 경비를 절감했는데 올해는 1조원이 타깃이며 포스코에서 5200억원, 계열사에서 5000억원의 경비를 각각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구조혁신을 가속화하고 조직운영의 모든 부분을 저비용 고효율 체제로 바꿔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권한 강화하고 보수 묶고=기업들은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투명경영과 사외이사 권한 강화를 다짐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삼성 계열사들은 그동안 대표이사만 맡아오던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 가운데 선임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쳤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길을 연 것이다. 삼성전기는 특히 지난 11일 주총에 이어 가진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한민구 서울대 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새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을 쐈다. 

현대자동차는 투명한 기업경영의 의지를 담은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선포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은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한층 더 명확히 함으로써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활동을 강화하고 동시에 주주,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의 균형 있는 권익증진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지난 11일 주총에서 각각 이사들의 보수한도를 390억원, 150억원으로 동결한다고도 밝혔다.

▶분기 배당으로 제도 바꾸고 배당 늘리고=기업들은 분기배당을 실시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는 국내 처음으로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1년에 두 차례 배당을 실시하던 것을 올해부터 매분기로 나눠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배당도 늘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시행한 중간배당 1000원을 포함해 주당 4000원을 배당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3%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주총에서 한주당 보통주 기준으로 2만1000원을 배당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4조20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고, 2월부터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년에 이어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밖에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 등으로 대규모 흑자를 낸 한국전력은 주당 3100원을 배당키로 했다. 전년도(주당 500원)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롯데제과도 배당금을 전년말 주당 5200원에서 1만1270원으로 늘렸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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