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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구순의 노학자가 펴낸 마지막 학문적 투쟁
구순의 노학자, 최재석 고려대 명예교수는 평생을 한국고대사에 뿌리박힌 식민사관을 학문적으로 비판하는데 바쳐왔다.

1985년 ‘삼국사기 초기 기록은 과연 조작되었는가’를 ‘한국학보’38호에 게재한 것을 시작으로 30여년간 일제의 왜곡된 임나일본부설 및 ‘삼국사기’불신론 비판에 학문인생을 이어왔다. 그가 발표한 학술논문은 300여편, 학술저서가 30여권에 이르지만 그는학계에서 거의 ’유령인간‘취급을 당해왔다고 고백한다.

그가 긴 학문적 투쟁의 마지막 장 격으로 ‘삼국사기 불신론 비판’(만권당)을 펴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 한일관계사에서 ‘일본서기’의 시각으로 보는 식민사학자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따지며 그들이 득세한 배경을 소개한다. 

삼국사기 불신론 비판/최재석 지음/만권당
사학계 고질적 논쟁거리인 고대 한일관계사는 ‘일본서기’시각과 ‘삼국사기’시각이 대립돼 왔다. 둘 중 하나는 거짓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한 예로 ‘일본서기’의 진구(神功) 51년, 서기 251년의 기사를 든다. 일본인 학자들은 251년에 2주갑 120년을 더해 371년으로 해석하는데, ‘일본서기’는 그 해에 백제의 근초고왕 부자가 야마토에서 온 사신에게 이마를 땅에 대고 영원한 충성을 맹세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같은 해 ‘삼국사기’중 ‘백제본기’와 ‘고구려본기’는 근초고왕이 태자 근구수와 함께 정예군 3만을 거느리고 고구려 평양성을 공격해서 고구려 고국원왕을 전사시켰다고 기록하고 있다. ‘삼국사기’의 기록은 중국의 ‘위서’에도 등장하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저자는 ‘일본서기’의 거짓을 고발한다.

그렇다면 제국주의 일본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선전에 불과한 일본 식민사학자들의 주장이 왜 청산되지 못하는 걸까? 저자는 한국인 학자들의 책임이 크다며, 식민사학을 추종하는 한국학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명하며 비판한다.

책은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론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식민사학의 대들보라 부를 만한 학자들의 주장을 심층 분석ㆍ비판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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