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비판서랄 ‘거대한 사기극’(바이북)의 저자 문화연구자 이원석을 비롯, ‘제국의 위안부’로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기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일문학자 박유하, 스타 음식칼럼니스트 박찬일, 정치평론가 고성국, 희곡작가 오세혁, 만화가 최규석 등 저자가 만나고 싶었던 흥미로운 인물들이 들어있다.
장정일, 작가/장정일 지음/한빛비즈 |
아무래도 책에서 가장 화제가 될 만한 인물은 박유하일 듯 하다. 박 씨는 위안부 강제징용 여부와 일본군과 조선인 위안부가 동지적 관계였다는 주장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박씨는 위안부의 “물리적 강제 연행을 부정했으나 구조적 강제성을 강조”했다고 주장한다. 또 위안부 문제가 정치문제이기도 하지만 업자들간의 결탁인 경제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작가는 박 씨가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는 지점, 용어에 대한 해명과 해석을 신중하게 다루며 무엇이 진실인지 안내한다. 특히 이견을 틀어막는 사회분위기, 남성역사학자와 법학자들의 반발 등 가부장적 사고와 법 지상주의에 날선 비판적 견해를 밝히기도 한다.
책은 단순히 인터뷰이들의 얘기를 전하는 차원이 아니라 당사자의 말이 담고 있는 함의를 다각적으로 들려주며 균형적 시각에서 세상의 뭇말과 인물의 말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