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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민 우습게 아는 오만한 정치, 투표로 심판해야
20대 총선에 출마할 후보자 등록이 25일 마감된다. 공식 선거 운동은 투표일 2주일 전인 31일부터 가능하지만 이제 최종 대진표가 확정된 만큼 승리를 향한 여야간 불꽃튀는 레이스가 본격 막을 올린 셈이다. 선거는 마치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는 것과 같다. 소비자(유권자)는 진열장에 가득 놓인 여러 회사(정당) 제품(후보) 가운데 가장 쓸모있고 품질이 뛰어난 것을 가려 구매하게 된다. 그러니 각 회사는 최고의 상품을 내놓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소비자 역시 꼼꼼하게 비교하고 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제품들은 소비자가 주저없이 선택할 만한 품질인지는 의문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 공천 과정이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공천은 시종 ‘막장과 파행’ 그 자체였다. 공천이 시작도 되기 전에 ‘살생부’ 논란이 일었고, 친박과 비박간 계파 갈등이 확산되면서 당 대표에게 “죽여버리라”는 막말도 터져나왔다. 비박계를 겨냥한 ‘공천 학살’은 유승민 의원에 대한 밀어내기 탈당으로 절정에 달했다. 급기야 김무성 대표는 친박계의 공천 전횡에 반발해 서울 은평을과 대구 동갑 등 5개 지역에 대해 당 후보자 추인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한마디로 특정인과 특정 계파의 이익만 있을 뿐 유권자인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행태다. 독선적 공천과 그로 인한 후유증이 선거 후 국정 운영의 난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벌써 걱정이다.

야당이라고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노 패권주의와 운동권 세력 청산 기치를 내걸었지만 비례대표 순위를 둘러싼 갈등으로 그 민낯이 드러나고 말았다. 김종인 대표가 주도하는 당 체질 바꾸기는 결국 총선을 염두에 둔 일시적 포장이었던 것이다. 새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국민의당도 야권통합 갈등과 제 3당 비전 부족으로 실망만 안겨줬다.

여야는 이런 정치를 하면서도 또 표를 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다. 국민들도 매번 실망하면서도 미운 자식 다시 품어주듯 받아주고 있다. 이렇게 해선 국민을 무시하는 정치권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행태를 바로 잡을 수 없고 정치개혁은 요원한 일이 된다. 이럴수록 회초리를 들고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더욱이 정치가 희망이 없다고 투표를 포기하는 냉소주의는 대의민주주의를 더 퇴행시킬 뿐이다. 3류를 넘어 4류로 치닫는 정치가 그들만의 리그로 계속 돌아간다면 우리 사회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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