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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비(便?) 탈출 프로젝트 ④] 변비약 상습복용하면 영양 균형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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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비에 관한 궁금증 1문1답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흔히 ‘잘 먹고 잘 싸는 게 건강의 첩경’이라고 한다.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잘 먹는 것에 대한 고민은 줄었지만, 다양한 스트레스와 잘못된 식습관으로 ‘변비’라는 말 못할 고민을 하기 쉽다. 정성애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변비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사진출처=123RF]

- 변비란 무엇인가?

▷사람마다 배변의 횟수는 다양해 일반적으로 하루 3번에서 일주일에 3번까지가 정상 범주에 속한다. 변비는 대변보는 횟수가 적거나 변이 딱딱해서 대변 볼 때 힘을 많이 줘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의학적으로 변비의 진단 기준은, 주 3회 미만으로 변을 보는 것을 포함해 과도한 힘주기, 딱딱한 변, 배변 후에도 변이 남아있는 느낌, 배변시 항문이 막히는 느낌, 원활한 배변을 위해 손가락을 사용하는 등 총 여섯 가지 중 두 가지 이상의 증상들이 6개월 전에 시작됐고 지난 3개월 동안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 변비의 원인은 무엇인가?

▷변비는 질병이기도 하지만 열이 나거나 체중이 빠지는 것과 같은 하나의 증상이다. 변비는 다양한 원인 질병에서 하나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변비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흔한 원인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음식 섭취량이 너무 적어 대변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는 경우로, 대개 체중 관리를 하는 젊은 여성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변비의 형태이다.

둘째, 대장 운동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이다. 신경세포나 대장 운동을 담당하는 세포의 이상으로 기능이 저하되고 대장통과 시간이 길어져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셋째, 대변이 잘 만들어지고 직장까지는 이동했지만 직장에서 항문을 통해 밖으로 보내지 못하는 배출장애로 인해서도 발생한다.

넷째,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 중에는 변비 우세형 환자들이 있다. 변비우세형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와 단순 변비 환자와의 차이는 복통과 변비가 동반돼 나타나고 배변 후에는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특징이다.

다섯째, 당뇨나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같은 전신 질환이 있거나 여러 약물들에 의해서도 변비가 발생할 수 있다. 약물로는 고혈압 약의 일부 종류, 신경안정제나 우울증약, 철분제제, 알루미늄이나 칼슘을 포함한 제산제, 마약성 진통제가 대표적이다.

여섯째, 대장암이나 장 협착과 같이 장에 실제 문제가 있어서 변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 외 침상 생활을 오래하거나 운동부족, 임신, 여행 혹은 환경의 변화, 신체 노화 등도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직장배출장애란 무엇인가?

▷대장의 운동 기능에는 문제가 없지만, 변이 직장에서 항문을 통해 배출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항문은 평소에는 수축하고 있다가 배변 시에만 이완해야 한다. 배변 시 이완돼야 할 항문 괄약근과 치골 직장근이 오히려 반대로 긴장하고 수축해 배변이 어려운 경우로 골반저근 실조증이라고도 한다.

또 직장벽의 일부가 느슨해져서 변을 보려고 힘을 주면 힘이 항문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직장벽이 풍선처럼 늘어나는 직장류가 있고, 직장이 부분적으로 말려서 막히는 직장항문 중첩증, 직장 벽의 일부가 항문 밖으로 튀어나오는 직장탈, 골반을 받쳐주는 근육들이 힘이 없어서 변을 보려고 할 때 아래로 쳐지는 회음부 하강증후군 등도 있다.

이럴 때 변비에 대한 치료약만으로는 호전되지 않는다. 복식호흡과 근육강화 훈련이 필요하고 ‘바이오피드백’이라고 하는 물리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수술을 해야만 좋아지기도 한다.

- 변비에 대한 검사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변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치료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환자의 정확한 병력을 물어보고 신체검사를 시행한다. 약물에 의한 변비는 아닌지, 과민성 장 증후군의 증상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혈액검사를 시행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대사성 질환(갑상선 기능 저하증, 당뇨병, 고칼슘혈증 등)이 있는지 확인한다. 영상의학 검사나 대장내시경검사를 통해 악성 종양, 고립성 직장 궤양, 염증성 질환이 있는지 알아본다.

이 같은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으면 대장과 항문의 기능검사를 하게 된다. 대장통과시간을 측정해 대장이 정상적으로 운동하는지 확인한다. 직장항문내압검사로 항문괄약근의 압력과 감각기능, 기타 생리적인 반사들을 측정해 배출장애 등이 없는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배변조영술검사는 조영제가 혼합된 인공 대변 250㏄를 관장용 주사기로 항문 내에 주입한 후 특수 제작된 변기에서 대변보는 동작을 하게 해 직장 및 항문이 배변 시에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관찰할 수 있는 검사법이다. 항문근전도검사는 항문주위의 근육과 그 근육들을 지배하는 신경의 기능을 측정한다.

- 변비는 어떻게 치료하나?

▷집에서 혼자 해 볼 수 있는 방법들로는 우선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충분한 식이섬유(야채, 과일, 나물류 등)와 물을 섭취한다. 운동을 포함한 육체적 활동이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편안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배변을 시도하도록 하고, 대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 때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에 간다.

전문적인 치료 중에는 약물치료가 있다. 식이요법만으로 효과가 없다면 완하제 즉, 변비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치료 약물은 팽창성 하제, 삼투성 하제, 자극성 하제, 장 운동촉진제, 관장제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임의로 변비약을 습관적 혹은 과도하게 복용하게 되면 몸에 해롭고 오히려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 간혹 효과가 늦다고 느끼더라도 정확한 원인에 맞는 안전한 약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적인 비약물치료는 배변 시 골반저 횡문근을 이완하게 훈련시키는 바이오피이드백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전기자극 치료가 효과적일 수도 있다. 난치성 서행성 변비 환자의 일부에서는 드물게 수술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 변비약이나 관장을 함부로 하면 왜 몸에 좋지 않나?

▷급격한 효과를 나타내는 일부 하제 중에는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비타민이나 다른 영양소들이 흡수될 시간을 주지 않고 모두 배출시키는 약들이 있다. 이러한 과정들로 인해 체내 영양소의 균형이 깨질 수 있고, 다른 약물의 작용을 방해할 수도 있다.

장을 과도하게 자극하거나 배변원리에 맞지 않는 관장 등은 장에 화상을 입거나 허혈성 장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변비 증상이 심하면 가능하면 전문의의 상담 후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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