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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믿음은 종교적 관여 중 가장 낮은 형태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흔히 이성과 대립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심리적으로 미성숙한 이들이 만들어낸 갈망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발달심리학은 이런 입장을 뒷받침해왔다. 인간을 물질적 수준에서 정서적ㆍ성적 수준, 마술적, 신화적 수준을 거쳐 합리적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종교는 인간의 퇴화한 의식일 뿐이다. 그렇다면 최근 종교 근본주의가 부활하고 명상과 선, 요가 등이 유행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

이런 모순을 해결한 이가 미국의 영향력있는 사상가 켄 윌버이다. 3박4일만에 완성했다는 역작 ‘켄 윌버의 신’(김영사)은 발달심리학의 영역을 한단계 더 확장시킨다. 이성적 단계의 다음 단계로 초이성적, 초월적 단계를 제시한다. 즉 인간은 합리적인 정신작용을 넘어 더 상위의 의식단계로 발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저자는 이와 함께 종교와 관련된 개념들도 새롭게 정리한다. 특히 믿음과 신앙, 종교적 경험과 구조적 적응을 나눠 종교의 단계를 설명한게 흥미롭다. 그에 따르면 믿음은 종교적 관여 중 가장 낮은 형태이다. 신앙은 믿음을 넘어서지만 실제의 종교적 경험에는 미치지 못한다. 저자는 진정한 종교성이란 단순한 믿음과 신앙, 일시적 체험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인지와 발달 수준에 근거한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말한다. 자아 중심에서 벗어난 세계중심적 보편적 배려야말로 차원높은 종교성이라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인격과 종교의 상관성이란 새로운 관점을 만날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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