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tvN 드라마 ‘기억’에 등장하는 로펌변호사 박태석(이성민 분)은 알츠하이머 선고를 받았다. 흔히 치매로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는 기억력과 지적 능력의 저하로 인해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과 주변인들의 고통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란=노인에게 기억력과 아울러 다른 지적 능력의 감퇴가 오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기억감퇴와 더불어 치매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의학이 발달하면서 치매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오는 기억력 및 정신 기능의 감퇴와는 다른 특별한 질병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치매란 뇌의 질환으로 인해 생기는 하나의 증후군으로, 만성적ㆍ진행성이며 기억력 감퇴뿐만 아니라 사고능력, 이해력, 계산능력, 학습능력, 판단력 등의 고도의 기능의 복합적 장애이다.
치매는 어느 한 가지 병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뇌기능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질환이 전부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대개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하는 원인 미상의 신경 퇴행성 질환이 약 50~60%를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는 뇌의 혈액 순환 장애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20~30%를 차지한다. 나머지 10~30%는 기타 원인에 의한 치매라고 볼 수 있다.
치매는 기억력의 감퇴뿐만 아니라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인격 등의 다양한 정신 능력에 장애가 발생함으로써 지적 기능의 지속적인 감퇴가 초래된다. 따라서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과거에는 지적 기능이 정상범위에 속해 있던 사람이 서서히 기능감퇴를 보일 때 치매의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흔히 치매의 진단기준으로 삼는 미국 정신의학회 기준에 따르면 기억장애 외에 인지능력의 결함 등이 복합적으로 병발하고, 장애의 정도가 그 환자의 직업활동, 사회활동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해야 치매의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중심으로 환자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크게 신경인지기능의 장애, 정신증상의 출현, 말기의 신경증상 및 신체증상 등이다.
신경인지기능은 뇌의 기능 중에서 고차원적인 기능, 즉 사람과 같은 진화된 동물에서 볼 수 있는 고위 기능을 말한다. 언어능력, 기억능력, 판단력, 이해능력 등을 의미한다. 기억장애, 지남력(指南力 남쪽을 가리킬 수 있는, 즉 방향과 시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장애, 주의력 장애, 언어 장애, 시공간 파악 기능의 장애, 전두엽 수행능력 장애가 있다.
치매가 진행되면서 이차적으로 기분의 장애 (정동장애), 망상, 환각, 행동 및 성격의 변화 등이 흔히 발생하게 된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들은 환자의 기억감퇴나 방향감각 상실보다는 이런 망상증, 과격한 행동, 성격의 변화 등이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를 돌보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며, 결국 환자를 집에서 돌보기 어렵고 치료기관이나 요양기관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개 알츠하이머형 치매 등의 신경 퇴행성 치매에서는 신경증상이 잘 발생하지 않지만 혈관성 치매와 같이 뇌의 깊은 부분에서도 신경세포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에서는 운동장애가 같이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근육의 힘이나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감퇴돼 자세나 걸음걸이가 변한다거나 발음상의 장애(구음장애), 떨림(진전), 반사운동의 변화, 무도병, 틱 증상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말기에 이르면 병적인 신경세포들이 한꺼번에 흥분을 함으로써 간질(경련)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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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질환은 적절한 내ㆍ외과적 치료나 부족한 물질을 보충해 주는 것으로 짧은 시간 내에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80~90%는 치료가 어렵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치매는 노인병이고 노인병은 성인병의 연장이다. 성인병은 젊어서부터 미리미리 챙겨야 발생을 막을 수 있듯이 치매도 일찍부터 성인병을 적극적으로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무엇보다 평소 균형적인 식사를 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잘 치료해야 한다. 흡연, 음주를 피하고 비만을 경계하며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매일 30분씩만 걸어도 치매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우울증이 있으면 치료를 받고 많이 웃고 밝게 사는 생활태도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뇌에 ‘뇌줄기세포’라는 것이 있어서 하루에 수천 개씩 뇌신경세포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노후에 심리적으로 위축돼 활동을 크게 줄일 것이 아니라 되도록 머리를 많이 쓰고 적극적으로 사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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