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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을 잊은 그대 ②] ‘우울증→불면증→불안감’ 악순환…잠 잘 자는 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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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가 주 원인…우울증ㆍ약물복용도 수면 방해해

- 수면효율 높이고 근육이완으로 수면장애 극복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일반 직장인들보다 출근 시간이 2시간 정도 빠른 이모(39)씨는 핸드폰 알람을 맞춰 놓고 잠이 들지만, 최근 들어 새벽에 자주 잠을 깨곤 한다. 핸드폰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잠들기를 2~3차례 하다보면 어느새 출근 시간이 임박해 헐레벌떡 집을 나선다. 이렇게 시작한 하루는 온종일 피곤함에 힘들어 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화 불량으로 식사까지 거르기 일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잠을 못 자는 요인들=잠을 못 자는 이유는 많지만 그 중에 스트레스가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정신적인 안정에 위협을 받게 되고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서 안정감과 안전함을 느껴야 잠을 편하게 자게 되는데 스트레스는 잠을 들기 힘들게 한다. 이렇게 불면이 며칠씩 지속되면 잠을 또 못 잘까 봐 두려워지고 다음날 할 일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잠을 더 자려고 안간힘을 써서 낮에 많이 누워있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잠을 청하지만 원하는 만큼 잠을 자기는 힘들다. 밤에 잠을 못 잤기 때문에 낮에는 피곤하고 졸려서 커피 등의 각성제를 더 많이 복용하게 된다. 이 또한 불면을 더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우울증과 불안증이 있다면 불면증 증상이 많이 나타나서 우울과 불안에 대한 치료가 병행돼야 불면이 조절이 되기도 한다. 역으로 불면이 지속되면 우울증과 불안증이 생긴다. 불면증을 조기에 잘 치료해야 하는 이유이다.

복용약물로 인해 불면이 생기기도 하는데, 스테로이드 등의 부신피질 호르몬과 기관지 확장제, 자극성 항우울제, 진통제, 갑상선 호르몬제, 니코틴, 알코올이 불면을 일으킬 수 있다.

여성에서는 갱년기 장애로 인한 불면증도 흔하다. 여성 호르몬의 저하, 우울증, 감정기복의 변화, 얼굴 홍조 등이 불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수면역학연구팀은 밤에 불빛이 환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컴컴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보다 잠을 많이 못 자고 수면장애가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유로는 밤에 수면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빛에 의해 억제되기 때문이다. 컴컴해야만 우리 뇌의 송과선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수면각성 리듬이 깨진 것도 밤잠을 설치는 이유이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16~17시간은 활동을 하고 나머지 7~8시간은 잠을 자게 되는데, 낮에 활동을 충분히 해야 밤에 잠을 잘 자게 하는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우리 몸에서 충분히 생성이 돼 밤에 잠을 잘 잘 수 있다.

커피는 아데노신의 역할을 억제해 각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짧은 낮잠은 밤에 자는데 도움이 되나 길게 자는 낮잠은 오히려 밤잠을 못 자게 하는 요인이 된다.

술은 잠을 들게 하는데 도움이 될수 있으나 잠이 든지 3~4시간후부터는 자주 깨게 만들어 불면을 일으킬 수 있다. 수면을 위해 매일 술을 먹는 것은 수면제 복용보다 훨씬 우리 몸에 위험하다.

수면장애가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하지불안 증후군 등이 잠을 방해하는 수면장애이다. 코를 심하게 골거나 자다가 숨을 안 쉬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호흡을 원활히 하지 못해서 뇌가 잠을 자주 깨게 되며, 다리가 불편하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하지불안 증후군 또한 불면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홍승철 가톨릭대 성빈센트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증에 대한 치료는 다양한 원인을 찾아내서 그에 대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면제한요법ㆍ근육이완법으로 잠 속으로=불면증을 호소하는 이들은 좀 더 잠을 일찍 자기 위해서 누워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누워서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들으면서 잠을 청하고, 잠이 오지 않는데도 계속 누워 있으면서 잠을 자기 위해 애를 쓴다.

잠이 겨우 들게 되면 다행이지만 잠이 들지 않으면 밤새 고생을 하게 된다. 잠이 들지 않으면 머리 속에서 온갖 고민과 생각들이 떠올라 괴로워진다. 겨우 잠이 들면 그 다음에는 중간에 자주 깨는 것이 문제다. 불면증이 있는 이들은 중간에 잠이 깨 버리면 도저히 다시 잠이 들 수가 없다. 시계를 보면 시간은 아직 새벽 2시밖에 안 됐고, 어떻게 밤을 견디나 걱정이 앞선다.

이 때 수면제한요법과 자극조절법으로 불면증을 치료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면제한요법은 잠이 들지 않고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면의 효율이 저하되며, 그로 인해 더욱 더 숙면을 취하기 어렵게 된다는 사실에 기초한 치료법이다. 수면효율(실제로 잠을 잔 시간 또는 총 수면 시간/잠자리에 누워 있었던 시간 또는 총 침상시간X100)을 높이기 위해 잠을 자지 않고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줄이도록 한다.

원하는 기상시간을 정하고 수면효율을 높일 수 있는 총 침상시간을 계산해 취침 시간을 정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6시에 일어나기로 결정했고 5시간 정도를 누워있기로 했다면 취침시작 가능 시간은 새벽 1시가 된다. 수면효율은 85%를 목표로 한다.

점진적 근육이완법은 몸의 각 부위마다 긴장했다 이완시켜줌으로써 숙면으로 이끄는 방법이다. 반복적인 이완훈련을 통해 보다 쉽게 자동적으로 이완상태로 들어갈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 또 만성적인 교감 신경의 항진 상태(흥분 상태)를 감소시키고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시키게 된다.

편안한 자세에서 주먹, 팔, 어깨 등 온 몸의 근육을 긴장시켰다가 이완시키는 것을 반복한다.

김태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근육이완법은 긴장된 상태와 이완된 상태의 차이에 집중해 스스로 그 변

화를 느끼고 자신의 몸이 점점 이완된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방법”이라며 “반복적인 이완훈련을 통해 쉽게 이완된 상태로 들어갈 수 있게 함으로써 수면으로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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