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제 부작용 알고 전문의 상담 후 복용해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인터넷 상에는 수면제의 안전에 대한 많은 내용들이 떠돈다. 연예인의 자살에 얽힌 수면제의 부작용, 장기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피하는 법, 수면제 복약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내용들이 오히려 수면제에 대한 공포심과 의구심을 키워왔다. 특히 일부 연예인은 프로포폴이나 졸피뎀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을 남용해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면제 복용과 관련해서는 수면유도제와의 차이점, 수면제 중독, 복용 후 식욕 증가 등에 대한 문의가 많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은 수면제을 복용하더라도 건강상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면제 vs 수면유도제=수면유도제는 통상 감기약에 쓰이는 항히스타민 물질이 주성분이다.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살 수 있지만, 내성이 생기기 쉽고 잠에서 깨어나도 계속 졸음이 와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수면제보다 약한 물질로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호흡곤란이나 소변 배출 이상, 안압 증가 등의 부작용도 보고돼 상습적으로 복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한편 수면제는 수면유도제보다 접근성이 낮고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 의사의 안내와 지시에 따라 복용하는 만큼 수면유도제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수면제의 가장 큰 부작용은 중독성이나 의존성이다.

▶수면제 중독이란=수면 및 진정 효과를 목적으로 쓰이는 벤조디아제핀, 기타 약물을 고의나 실수로 과량 복용해 독성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는 상태를 말한다.

약물 중독과 유사하게 학령기 이전의 소아에서는 뜻하지 않게 먹는 것이 주된 중독 경로이고, 청소년기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자살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음독하는 것이 주된 경로이다. 수면제는 고의적인 중독 약물 중 하나이다.

주요 중상으로는 중추신경계 억제 작용으로 인해 기면, 혼수 등 다양한 의식 저하를 보인다. 드물게 호흡기계 억제, 혈압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다른 약물을 함께 복용하거나 고령, 동반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다면 증상이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인 수면제 중독은 의식 저하와 호흡 억제를 보일 수 있으나, 이런 증상은 기타 뇌혈관 질환, 저혈당, 쇼크, 저산소증 등과 같이 중추신경계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힘든 비특이적인 증상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증상이 약물 중독에 의한 것임을 빨리 인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평소에 환자가 먹던 약이나 가족들이 먹던 약물을 확인하고 없어진 약물이 있는지, 빈 약봉지가 있는지, 있다면 그 종류와 양, 약물에 노출된 시간을 확인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집에서 노출될 수 있는 화학 물질이나 약물을 조심스럽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의도적 약물 복용이라면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이 될 수 있는 우울증 등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지지가 약물 중독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자살 시도 시에는 환자 상태에 대한 정신과 전문의의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수면제 먹으면 식욕 증가? =배고픔과 수면은 기본적인 생물학적인 욕구로 두 가지 모두 항상성과 일주기의 영향을 받는다. 수면 관련 식이 장애는 이러한 두 가지 욕구의 조절 이상으로 식이 문제와 수면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속하는 환자들은 비렘수면 동안 일어나는 이러한 식이 행동 자체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일부만을 기억한다. 수면 관련 식이 장애의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몽유병과 식이장애가 동시에 나타나므로 두 질환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 추론되고 있다.

아직 수면 관련 식이 장애 치료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지만 최근 수면 관련 식이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과 비교한 연구에서 하지불안증후군 치료제가 주관적인 수면의 질을 향상시켰다는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약물로 유발된 수면 관련 식이 장애라면 무엇보다도 수면 관련 식이 장애의 원인이 되는 약물의 중단이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 행동 치료 전략은 전체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음식을 대신하는 대체 행동의 개발, 수면 위생, 스트레스 관리 등에서 매우 중요하다.

엄유현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과 제일 잘 맞는 수면제를 찾아내는 것”이라며 “수면제를 끊고 싶을 때 천천히 용량을 감량하며 경과 관찰을 해 볼 수 있고,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수면위생을 지키는 것을 병행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면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불면의 부작용을 알고 수면제 복용의 필요성을 아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복용하는 사람의 수면제를 먹는 태도와 자세, 전문가와의 상담과정을 통한 자세한 용법과 부작용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