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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후 처럼 잘된 드라마, 차 100만대 안부럽다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배용준, 최지우가 열연한 ‘겨울연가’는 2004년 8월 일본 방영분 마지막회가 22.5%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당시 일본 드라마 1위는 17.7% ‘신세구미’였다. 물론 겨울연가 전회의 일본내 평균 시청률은 15.2%였지만, 마지막회 시청률은 일본 역대 최고 드라마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신이 난 일본 방송사(NHK)는 배용준에게 감사장을 전달했고, 그해 연말 일본 최고의 대중문화 대상인 키네마준보상 시상식에서 겨울연가 감독은 특별상을 받았다.

한류는 곧바로 경제효과로 이어졌다. 2004년 일본인 관광객이 폭증하면서 2001년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전체 외래관광객이 증가세로 반등하면서 무려 2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20년간 최고의 성장률이고 그 이후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태양의 후예 주연인 송중기와 송혜교

2016년. ‘태양의 후예’가 중국 및 중화권, 나아가 동남아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관광객 증가세에 일조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현대기아자동차도 신이 났다는 점이다.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 ‘단결’이라는 경례구호조차 중국 유행어가 된 가운데 현대차는 유 대위가 몰고다니던 ‘올뉴 투싼’이 올해 중국에서만 5만대 넘게 팔렸다고 밝혔다. 자동차 수요가 많은 유럽에선 6만대, 미국에선 3만대가 팔렸는데, 한대에 2400~3100만원이나 하는 차가 중국에서 이렇게 많이 팔린 것은 태후 효과가 조금씩 발휘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대차측은 앞으로 아시아 시장에서의 투싼 판매 전망이 더욱 밝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광고효과를 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대장금, 주몽, 커피프린스1호점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수출돼 외국에서 방영되던 시기, 한국행 관광객의 증가률은 2007년 4.8%, 2008년 6.9%를 보이더니 2009년부터 두자릿수를 4년간 유지했다. 물론 한류드라마가 성장의 모든 것을 담보하지는 않았지만, 증가세의 핵심동력으로 작용했다는데 이의를 다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한류‘가 시들해져 관광객 수가 한자릿수 증가세로 주춤해질때 ’상속자‘와 ’별에서 온 그대‘가 등장했다. 2013년말 또는 2014년초에 종영한 이들 드라마는 2014년 외래관광객 성장률은 17%로 끌어올렸고,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지속적인 한국행 러시를 견인했다.

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최근 1,2년간 한국산 화장품은 면세점 1,2위였던 루이뷔통 등 외국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나란히 최정상을 차지했다. 한국산 패션상품 역직구도 급격히 늘었다.

관광업계는 겨울연가 열풍때 관광객 유입증가로 인한 외국인 국내소비는 7000억원 증가했고, 태양의 후예는 제조, 관광 등을 모두 포함해 3조원의 경제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울연가 열풍때 일궈낸 22%의 외래 관광객 성장세가 12년만에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움튼다.

가전부문 영업이익률 10%, 자동차 부문 5~8%라는 점을 감안했을때 1000억원의 돈을 벌려면 100만원짜리 TV 100만대를, 3000만원짜리 차 5만대를 팔아야 한다.

한류드라마가 관광객 증가 뿐 만 아니라, 현대차 투싼이나 LG의 화장품 처럼 제조분야 성장까지 견인하는 점을 감안하면, 잘 만든 한류드라마 하나가 자동차 수십만대 가치 못지 않게 의미있음 알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태후‘ 후속 드라마 제작을 위한 특별지원에 나섰으며, 조만간 첫방을 하게 될 ’사임당‘ 마케팅에 일찌감치 나선 상황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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