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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워도 타지 않는 꽃…이상한 재료나라의 비밀
머랭이나 케이크를 맛있고 부드럽게 만들려면 달걀 흰자의 거품을 크고 단단하게 만드는게 포인트다. 거품기로 흰자를 저으면 수많은 공기 방울이 들어가 갇히면서 이 기포들이 얇은 단백질 막에 둘러싸이게 된다. 거품기로 계속 휘젓다 보면 기포의 수는 엄청나게 증가한다. 거품 속 공기의 전체 양은 그대로인 채 기포의 크기만 작아지고 단백질 표면은 더욱 단단해진다. 거품의 구조가 안정돼 탄탄해지는 것이다. 무게감이 없는 거품이지만 단단한 달걀 에어로겔이다. 에어로겔 가운데 실리카 에어로겔은 열을 차단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에어로겔 위에 꽃을 올려놓고 버너로 가열해도 타지 않는다. 이 실리카 에어로겔은 시속 1만8000km로 날아다니는 우주의 먼지를 포집하는데 적격이다.

재료가 가진 이런 특성은 놀랍고 흥미롭다. 마크 미오도닉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기계공학과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흔한 재료의 특성을 깊이있게 탐사해 우리가 몰랐던 신기한 모습들을 펼쳐보인다.

예를 들어 면도날과 클립, 주방의 칼과 싱크대의 재료는 철이지만 쓰임새와 구조는 다르다. 이는 금속의 결정에서 나온다. 보통 면도날은 수십억개의 결정을 지니고 있고 각각의 결정은 원자가 거의 완벽한 3차원 패턴으로 배열돼 있다. 면도날이 무뎌지는 것은 수염과 충돌해 이런 결정의 상당수가 다른 모양으로 재배열되기 때문이다.

‘이상한 재료나라의 미오도닉’(MiD 펴냄)은 이 외에 종이, 초콜릿, 유리, 플라스틱 등 평범한 10가지 재료를 놓고 물질의 속이야기를 과학적으로 풀어나간다. 편지와 사진, 봉투 등 추억과 함께 들려주는 종이의 세계, 한편의 잛은 소극형식으로 구성한 플라스틱의 세계 등 딱딱한 재료공학 이야기를 저자의 경험에서 끌어와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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