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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sight] 광동성 경제규모가 한국을 추월했다?
최근 중국의 검색사이트 바이두에선 ‘2015년 광동성 GDP 한국 추월?’이라는 문구가 인기 검색어로 등록됐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틀린 얘기다. 한국이 세계 GDP 순위 11위, 광동성이 15위로 2300억 달러 정도 차이가 난다. 하지만, 하나의 국가가 아닌 일개 성의 경제규모를 한국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광동성의 경제적 파워를 짐작케 한다.

인구 1억 500만 명, 1인당 GDP 1만 400달러, 세계 GDP 규모 15위, 마치 한 나라의 경제지표를 보는듯한 이 수치의 주인공이 바로 중국 광동성이다. 지금까지 무역과 외자유치로 양적 성장을 거듭해온 광동성은 최근 행정효율화, 창업, 제조업3.0 프로젝트 등에서 중국 내 선두로 올라서며 질적 성장도 이뤄내고 있다.

중국 각 지방정부는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주창한 미래 중국의 비전인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고자 새로운 정책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미래 중국의 청사진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광동성이다.

광동성은 중국체제 변화의 시발점이자 정치경제 개혁의 실험장이었다. 1979년 덩샤오핑은 선전, 샨토우, 주하이, 샤먼 화남지역 4개 도시를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개혁 개방을 추진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개혁개방의 추진력이 떨어지자 덩샤오핑은 88세 고령의 몸을 이끌고 광동성에서 난쉰강화(南巡講話)를 발표하며, 또 한번 체제변혁에 시동을 걸었다.

약 10년 후, 홍콩과 마카오가 1997년과 1999년에 각각 중국에 반환되면서 광동지역은 새로운 정책 실험장이 된다. 일국양제(一國兩制) 정책 속에서 홍콩과 마카오를 끌어안게 된 광동성은 이 지역 경제통합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최근에는 광동자유무역지대를 통해 홍콩, 마카오의 선진 서비스업, 금융업 노하우를 흡수하며 산업 고도화를 준비하는 중국의 모습을 광동성에서 엿볼 수 있다.

중국이 이곳에서 변화를 모색하는건 광동인들이 외부 변화에 민감하고, 행동이 빠른 점을 꼽을 수 있다. 또 광동지역은 고대 진(秦)나라부터 중국역사에 등장하는데 주요 역사 무대인 중국 중원과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중앙정권의 힘이 잘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광동인은 독자적인 문화권을 형성할 수 있었다. 

광동성에서는 최근 중국 변화의 물결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IT, 부품소재의 중심지이자 젊은 우수인력의 창업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선전은 이미 창업과 혁신을 주제로 한 국내 TV 다큐멘터리의 단골 촬영지가 됐다. 통관이나 외자법인 설립 등과 관련한 대대적 인 행정 간소화로 해외 기업에 대한 광동성의 개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빠르게 늘어나는 산업용 자동화설비로의 전환 수요는 동관, 불산 등 제조업 기반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의 경제규모가 광동성에 추월당하는 날이 정말 올까? 아마도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경제규모의 비교가 아닌 광동성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협력 기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과 일국양제라는 성공적 체제실험 이후 우리가 또 한번 광동성의 변화에 주목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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