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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모셔야 산다…‘1인 방송’과 손잡은 유통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최근 ‘1인 방송’의 인기가 유통가로 번지고 있다. 유통 업체들이 1인 방송 제작자들과 손잡고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1인 방송’은 아프리카TV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에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를 올려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형식의 방송이다. 게임부터 먹방(먹는 방송), 화장법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와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약없이 다룰 수 있어 인기다. 1인 방송을 만드는 ‘BJ’들도 고정팬을 확보하면서, 방송출연이나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사인 MBC가 이 같은 인터넷 방송을 예능 프로그램에 접목시키는 등 제도권으로의 진출도 이뤄지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1인 방송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기 BJ들과 손잡고 자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5일 먹방계에서 인기인 갓형욱, 양수빈 두 BJ들과 ‘후덕한 ㅎㄷㅎ’이란 명칭의 이벤트를 함께 했다. BJ 갓형욱은 아프리카TV 채널에서 닭발을 먹었고, BJ 양수빈은 페이스북 채널에서 불고기 먹방으로 제품 소개를 했다. 이날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방송을 하며 인터넷 이벤트 페이지나 모바일로 판매한 닭발, 불고기는 당초 목표보다 25%를 넘은 실적을 기록했다.


인터파크투어도 자사의 숙박예약 애플리케이션을 홍보하기 위해 인기 BJ들을 섭외, 이들이 국내 여행을 하는 모습을 인터넷 생중계로 방송하게 했다. 로이조, 창현, 디바제시카, 버블디아 등 아프리카TV의 인기 BJ들이 지난 3일 여행지와 일정에 대한 미션을 받는 모습이 사전방송으로 나갔고, 지난 5일부터 6일까지는 BJ 창현이 ‘서울 럭셔리 여행’을 테마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이들은 방송중에 인터파크투어의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인 ‘체크인나우’ 이용해 숙박을 잡고,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이 전하는 정보를 접하거나 미션을 수행한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아프리카TV 방송으로 전달된다.


2회에 걸친 방송은 누적시청자가 22만7000명을 넘어서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사전방송은 12만5000명이, 서울여행 방송은 10만20000여명이 시청했다. 더불어 인터파크투어의 ‘체크인나우’ 누적 다운로드 수도 방송을 진행하기 전보다 무려 43%나 증가했다.

CJ오쇼핑도 지난해부터 오디션을 통해 ‘쇼크리에이터’를 모집, 올해 초 최종 우승팀을 선정했다. 이들은 오디션 과정에서 개성있는 방송 콘텐츠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고, 시청자들과 CJ는 독특한 아이디어와 영향력을 갖춘 팀을 쇼크리에이터로 선정했다. 선정된 6개팀은 향후 1년간 매달 2편씩 콘텐츠를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라면 이들이 만드는 방송이 홈쇼핑 제품의 홍보나 판매와 큰 연관은 없다는 것이다. CJ오쇼핑의 뷰티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했던 1~2팀을 제외하고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지도 않고, 홈쇼핑 얘기를 꺼내지도 않는다.

이들이 굳이 제품 홍보를 하지 않는 것은 유통가에서 1인 방송 제작자들과 손잡는 주 이유가 제품 판매보다는 젊은 고객을 끌어오는데 있기 때문이다.

1인 방송은 보통 10대부터 20대, 30대까지 젊은 층이 많이 보는 콘텐츠다. 소셜커머스 등에 밀려 갈수록 젊은 고객을 놓치고 있는 기존의 유통가가 노리는 것도 이 젊은 고객들과의 소통이다.

홈쇼핑은 40~50대 고객들의 비중이 60%에 달할 정도로, 주 고객들의 연령대가 높다. 굳이 홈쇼핑이 아닌 대형마트나 온라인몰도 젊은 고객 유입이 시급한 과제다. 차세대 주 고객이 될 10~30대를 잡기 위해 인기 BJ들을 통한 자연스런 접점 확대를 노린다는게 유통업체들의 전략이다.

CJ오쇼핑 측은 “쇼크리에이터가 역량을 키우고 이들의 개별 팬층이 확보되면 그들의 콘텐츠를 보기 위해 페이스북, CJ몰앱 등 CJ오쇼핑의 다양한 채널로 고객들이 직접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초기 단계인 현재는 쇼크리에이터의 파급력을 키우기 위해 재미있는 주제로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홈쇼핑도 인터넷 BJ들의 영향력을 다른 상품군까지 확대해 젊은 소비자들의 유입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지난 5일 진행한 ‘먹방’을 통해 제품을 구매한 고객 중 70%가 20~30대였다. 구매고객 중 35%는 현대홈쇼핑에서는 처음으로 물건을 사보는 신규고객이었다. TV방송이나 인터넷몰에서 그토록 꿈꿨던 젊은 신규고객 유입이 먹방 한 번으로 절로 된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향후 페이스북, 아프리카TV를 통해 미용 상품 등에 관한 1인 방송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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